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시각장애인용 선형블록 건물 인테리어 용도 사용

 문완태 기자 myt@kihoilbo.co.kr   2015년 07월 17일 금요일  제21면

▲ AK플라자 수원점 복합쇼핑몰인 AK앤 4층 통로에 시각장애인용 선형블록(노란색)이 벽면과 점포 경계를 구분하는 인테리어 용도로 설치돼 있다./김가현 기자 hyun@kihoilbo.co.kr

백화점 앞 육교에서 노점을 하던 70대 할머니를 모질게 쫓아내 네티즌의 공분을 샀던<본보 7월 15일자 18면 보도> AK플라자 수원점이 시각장애인용 선형블록을 건물 인테리어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관련 법상 저촉되지 않지만 장애인 인권문제 관련 단체들은 ‘상식과 도리에 어긋난 짓’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AK플라자 수원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문을 연 복합쇼핑몰 AK앤(&)은 지하 1층·지상 6층으로 이뤄졌으며, AK플라자와 노보텔을 연계한 쇼핑·문화복합시설의 구심축이다. AK애경그룹이 내세운 1호 쇼핑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내세운 복합쇼핑몰이란 말이 무색하게 AK앤 건물 2층과 4층 출입구 부근과 휴게공간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선형블록이 벽면과 매점 경계선에 설치돼 있어 장애인이 이용하지 못하게 돼 있다.

선형블록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돕기 위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일반인도 이용하기 편한 길 가운데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AK앤의 경우 선형블록이 벽면에 붙어 있어 일반인도 따라 걸을 수 없게 돼 있는 데다, 중간 중간에 조형물과 기둥이 세워져 있어 오히려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상태다.

시작장애인이 이같이 설치된 선형블록을 따라갈 경우 곧바로 벽에 부딪히거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AK앤 설계 허가 당시 장애인 편의시설 법적 기준을 감사한 관계자는 “AK측이 당시 인테리어 소재가 마땅치 않아 선형블록을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설치돼 있는 곳 이외에도 더 많은 부분에 선형블록을 설치하려 했지만 나머지 장소들은 법에 저촉돼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장애인 및 인권 관련 관계자들은 황당함을 넘어서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형블록을 인테리어 용도로만 설치했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고 있는 차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인권센터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선형블록은 고속도로에서 길을 알려주는 교통표지판과 비슷하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라도 장애인 편의시설로만 사용해야 한다”며 “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선형블록을 백화점 인테리어 용도로 설치할 경우 시각장애인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K플라자 측은 “설계당시 디자인팀에서 인테리어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선형블록을 설치했다. 이와 관련해 파생되는 문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무책임한 답을 내놨다.

AK플라자는 지난해 국내 5대 백화점 중 ‘브랜드 파워’ 1위를 기록했다.

문완태 기자 myt@kihoilbo.co.kr

김가현 기자 hy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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