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91곳 494대 전수조사
위치 알려주는 점형블록 ‘0’곳
55%가 리모컨 작동에 문제점
제주시 도심 지역의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기준에 부적합하게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24일 제주시 도심 지역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가운데 91곳 494대를 전수조사한 결과, 음향신호기 위치를 알려주는 전면 점형블록이 설치된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포럼 쪽은 지난 9~10월 장애인 8명과 함께 음향신호기의 설치 높이, 음성 안내, 리모컨 작동 여부 등이 기준에 맞게 설치됐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설치 높이 기준(지면으로부터 100~120㎝)은 468대(94.7%)가 적합했으며, 기준보다 높거나 낮은 곳에 설치된 신호기는 26대(5.3%)였다. 횡단보도로부터 100㎝ 이내에 설치돼야 한다는 기준은 406대(82.2%)가 적합했으나, 88대(17.8%)는 기준에 부적합했다. 음향신호기와 횡단보도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 음성은 374대(75.7%)가 적합했고, 안내 내용이 부적합한 곳이 12대(2.4%), 소리가 작은 곳이 33대(6.7%), 작동하지 않는 곳이 75대(15.2%)로 파악됐다. 음향신호기용 리모컨은 222대(44.9%)만 적합하게 작동했으며 나머지 272대(55.1%)는 문제가 있었다. 포럼 쪽은 “잘못된 정보는 시각장애인이 도로를 횡단할 때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이번 조사 결과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제출해 시각장애인 길 안내 음향신호기가 잘못 설치된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할 참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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