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31
길 건너려는 보행자들 화들짝 "車 진입억제용 말뚝 설치를"
대구 달서구 내당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모(43) 씨는 최근 아이를 등교시켜 주다 아찔한 장면을 봤다. 학교 맞은편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학생들 쪽으로 차가 돌진해 왔던 것이다. 자세히 보니 횡단보도 바로 뒤에 있는 병원 앞 주차공간에 주차하려는 차가 횡단보도 쪽 턱이 낮은 곳을 통해 인도 위에 올라간 것이었다. 김 씨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 바로 옆으로 차들이 계속 들락날락하는데 정말 아슬아슬해 보였다”고 했다.
상가를 이용하려는 차들이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경계석 중 턱이 낮은 지점인 횡단보도 쪽을 이용해 진출입하는 경우가 많아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내당초교 인근 내당네거리의 경우 이러한 사고 위험 때문에 학부모들이 “차량이 횡단보도 쪽 인도로 드나들 수 없도록 볼라드(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를 설치해 달라”고 달서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볼라드 경우 휠체어나 시각장애인 보행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설치를 자제하고 있지만 현장 검증 후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수성구 황금네거리 인근 횡단보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횡단보도가 식당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진출입로로 이용되고 있어 갑자기 인도로 올라오는 차량 때문에 보행자들이 놀라는 경우가 잦다. 인근 주민 송모(35) 씨는 “술을 마시고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식당에 가려고 횡단보도 쪽에서 진입하던 차량 운전자 사이에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다른 쪽 출입구도 있지만 운전자 입장에선 대로에서 바로 횡단보도로 들어가는 게 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기존에 횡단보도가 있던 구역에 새로 사업장이 들어서면 횡단보도 쪽 낮은 턱을 이용해 차량이 드나드는 불법 행위가 빈번하다”며 “사업장과 협의해 횡단보도 쪽 입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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