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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터미널 ‘장애인 진입’ 철벽, 부끄러운 광주 관문
편의증진센터
2016-01-08
5922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6-01-06 06:00:00


▲ 광주의 관문인 광천동 터미널의 주 출입구가 모두 유압식 유리문이어서 장애인·노인 등 교통약자는 다른 이의 도움없이 출입이 어려운 구조가 10여년 째 이어지고 있다. 인권도시 광주의 관문이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출입구 유압식 유리문…힘 줘 밀어야 열려
-“10년 간 무개선 방치, 대표 시설 이름값 무색”


 “저, 문 좀 열어 주시겠어요?”

 전동휠체어 이용자 A씨가 고개를 돌려 뒤따라 온 이에게 부탁한다. 성인 남성조차 온 몸에 힘을 주고 밀어야 열리는 문. 휠체어를 탄 A씨 앞에선 꽉 막힌 철벽이 되고 말았다.

 광주의 관문인 유스퀘어 광천터미널의 출입구에서 실제 벌어진 상황이다. 총 6곳의 주출입구가 모두 유압식 유리문으로 돼 있는 것. 이에 휠체어 이용자들은 물론이고 노약자 등 이동약자가 혼자서 문을 열기엔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터미널은 평일 오전 시각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출입문 4개 중 하나씩만 개방한 상태라 문은 쉴 새 없이 열고 닫혔다. 하지만 크고 무거운 유리문 앞에서 문을 열어줄 사람을 기다리는 광경은 어김없이 펼쳐졌다.

 이날 휠체어이용자는 보이지 않았지만, 목발을 짚고 걸어야 하는 장애인이 다른 이용자의 도움을 받아 진입했다. 한 노인은 바쁘게 오고가는 무리에 끼여 위태롭게 문을 통과했다. 캐리어가방을 든 비장애인들도 난관에 봉착하긴 마찬가지였다.

 “누가 보더라도 위험한 상황입니다. 성인도 열기 쉽지 않은 문인데, 이동약자는 오죽하겠습니까?”

 함께 현장을 방문한 광주시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의 임대성 팀장의 말이다. 광장으로 통하는 출입구를 비롯해 백화점과 연결된 문 등 터미널 내에는 총 여섯 개의 주출입문이 있었는데, 자동문이나 비상 호출기가 설치된 문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터미널 시설 점검은 처음이라는 임 팀장도 상황을 보고 다소 놀라는 눈치였다.

 “광주의 메카로 꼽히는 터미널에 자동문이 없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네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데도 편의시설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겁니다.”

 임 팀장에 따르면,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은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이동약자를 위한 자동문 등 편의시설을 별도 설치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실 관련 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다중이용시설이라도 자동문 설치를 의무화 한 조항은 없다. 다만 `여닫이문에 도어체크를 설치하는 경우 문이 닫히는 시간이 3초 이상 확보돼야 한다’는 의무 사항이 있는데, 이 조항 때문에 문의 재질이 무거워졌을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법은 지켜졌지만, 현실에서 더 문제가 된 꼴이다.

 이와 관련 터미널 관계자는 “2006년 터미널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문이 교체됐을 것”이라며 오래 전 준공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이후론 한 번도 편의 측면에서 시설 점검 및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터미널 관계자는 이어 “민원이나 사고가 있었다면 개선이 있었겠지만, 그런 적이 없다”면서 “문을 열기 어려운 경우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동문 설치가 대공사가 아닌 만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출입구 외에도 광천터미널 내부의 에스컬레이터는 상하차 신호 안내 시스템 부재, 시각장애인 안내 촉지도의 훼손 등 이동약자를 위한 시설 개선이 시급해 보였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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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gjdream.com/v2/news/view.html?news_type=201&uid=47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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