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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도 못하게 해놓고는 문자질
편의증진센너
201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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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소보다 휴대전화 문자가 많이 온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심심찮게 띵똥거린다. 바로 선거후보자 홍보문자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선거홍보 문자 중에서도 재선하려고 다시 나온 국회의원 나리들의 홍보문자를 보면 더욱 인상이 찌푸려진다.

2년 전 6·4지방선거 시기, 경남장애인권리옹호네트워크(옛 경남장애인차별상담네트워크)는 투표소 장애인 접근성을 조사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투표장소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의 평균 이행률은 겨우 59%밖에 되지 않았다. 계단뿐인 투표소, 투표소 출입구가 좁아 진입불가, 허술한 임시경사로, 점자블록 미설치, 발달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 미비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었다. 특히 임시경사로 설치 이행률은 27%로, 계단뿐인 투표장소에 임시경사로 자체가 없는 곳도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당시 함양의 한 투표소에는 임시경사로가 설치돼 있었지만 경사로의 각도가 법적기준에 무려 12배 높이로 설치되어 있어 사실상 이용이 불가했다. 실제로 조사를 나갔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그 경사로를 어떻게든 올라가 보려고 시도했지만, 휠체어가 뒤로 넘어지려는 바람에 매우 위험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헌법에는 모든 국민에게 참정권이 있고, 국가는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나와 있다. 따라서 중증장애인도 투표하러 갈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는 일조차 지금껏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현 국회의원 나리들의 선거운동 문자에 인상이 찌푸려지는 내 모습이 잘못된 것일까.

실제로, 이런 조사를 하고 나면 항상 기자회견을 하고, 기사가 난다. 따라서 국회의원 나리들이 관심만 기울였다면, 언제든 중증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 일을 하지 않았을까. 국회의원들은 신문도 안 보는 걸까. 아니면 장애인은 투표하지 않길 바라는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국회에 출근해서 뭘 한 걸까. 선거 때마다 중증장애인들은 투표하러 가기 어렵다는 기사가 나는데도 그 문제에 관심 한 번 기울이지 않아 놓고, 맨날 선거기간만 되면 문자질을 해대니…. 뽑아준 지난 4년 동안, 길 닦고 생색내는 행사 치른거나 막말해서 언론에 오르내린 거 말고, 시민의 권리를 위해 그들이 한 일에 대해 듣고 싶다. 특히 장애인인 나로선 여전히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는 장애인들의 시민권 확보를 위해 그들이 한 일을 알고 싶다. 정말 정말 알고 싶다.

4·13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전국의 장애인단체들이 모여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요구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모든 투표소마다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해 달라고, 투표소 출입구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통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투표소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설치해 달라고, 시각장애인에게 배포하는 선거공보물에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양의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선거방송할 때 수화영상과 자막이 동시에 제공되어 수화를 모르는 청각장애인도 선거방송 내용을 알 수 있게 해 달라는 등 너무나 당연한 수준의 요구안을 내어 놓았다.

발달장애인 중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문제는 장애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 중에도 여전히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표용지에는 숫자와 글자밖에 나와 있지 않다. 후보의 사진을 함께 포함한 투표용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문제가 있고, 그 문제로 누구나 누리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누군가가 있다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의원이 해야 할 일이다. 조금 더 생각의 폭을 넓혀주길 바란다. 그 폭이 넓어진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포함될 테니 말이다

 

출처: 경남일보

해당기살링크: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502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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