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길.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유모차를 끄는 엄마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길. 주민들이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길. 바로 서울시 근교산 자락길이다.
서울시가 2011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근교산 자락길이 걷기 열풍 속에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추가로 설치되거나 길이가 연장되고 있다. 2011년 성북구 북한산 자락길과 양천구 신정산 자락길을 시작으로 2012년 3곳, 2013년 4곳, 2014년 6곳, 2015년 3곳에 이어 올해도 1곳이 신설될 예정이다. 현재 15개 구에 18개 근교산 자락길이 조성돼 있다.
자락길은 치맛자락처럼 산의 아랫부분 경사가 완만한 숲에 길을 내고, 무장애 데크를 깔아 보행 약자들도 산책하기 좋게 만든 길이다. 산책길 곳곳에는 전망데크와 북카페, 쉼터가 있어 여유있게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엔 숲이 조성돼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구로구(구청장 이성)는 최근 능골산 자락길을 새로 조성해 25일부터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능골산 자락길은 고척2동 덕의근린공원에서 능골산 정상(해발 78.4m)에 있는 계남근린공원 축구장까지 이어진 폭 2.2m, 길이 1㎞의 산책로다. 유모차, 휠체어 등이 쉽게 다닐 수 있도록 전 구간에 8% 이하의 경사각으로 설계한 친환경 데크로드를 깔았다. 또 산책 중 쉴 수 있도록 쉼터를 4개 설치하고 팥배나무 등 키큰나무 281그루와 산철쭉, 진달래 등 꽃나무 2만주를 심었다. 야간에도 산책할 수 있도록 태양광을 이용한 조명등 198개도 달았다. 구로구는 1.4㎞의 2차 구간도 6월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금천구(구청장 차성수)가 시흥동 호암산 자락에 무장애 숲길인 ‘호암 늘솔길’을 개통했다. 호암 늘솔길은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잣나무 삼림욕장의 수려한 산림자원을 중심으로 약 1㎞의 데크로드가 조성됐다. 특히 장애인 주차구역을 포함한 주차장 13면을 설치해 접근성을 높였다.
2013년 전국 최초로 약 7㎞의 순환형 안산(鞍山) 자락길을 만든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처음부터 산을 휘감아 도는 숲길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문 구청장은 ‘평생 처음 자신의 힘으로 숲에서 산책을 해보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애인들을 보고 아예 산을 한바퀴 빙 두른 자락길을 만들자고 결심했다. 안산 자락길에서는 메타세쿼이아, 아카시나무, 잣나무 등으로 이뤄진 숲을 즐길 수 있고 흔들바위, 너와집쉼터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서대문구는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을 올해 말까지 1㎞ 연장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7일 “그동안 산을 바라보기만 했던 보행 약자들도 숲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자락길을 권역별로 확대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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