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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안내판 믿고 갔다가, 정반대로…” 공공기관에도 오류 투성이
편의증진센터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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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점자 안내판은 ‘올라감’이라는 표시 외에 향하는 곳의 정보가 표기 안 된 사례. 방향도 세로가 아닌 가로로 잘못 부착돼 있음. 오른쪽 사진은 향하는 곳과 장소가 올바로 표시된 점자 안내판.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잘못된 점자표가 워낙 많으니…. 있어도 사용을 잘 안 하게 돼요.”

시각장애인 1급인 강완식 씨(39)는 평소 어딜 가든 손가락으로 점자 안내판을 더듬어 읽곤 했다. 하지만 요즘엔 지팡이 하나만 의존해 다닌다. 있어야 할 정보가 표기되지 않았거나 방향이 잘못 부착된 점자 안내판들이 워낙 많아서다. 지하철은 물론 구청 등 공공기관에서도 마찬가지다. 강 씨는 “잘못된 점자 안내판 때문에 원래 가려던 곳과 정반대 방향으로 가다가 되돌아왔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보건소와 구청, 경찰서 등 공공기관에 부착된 시각장애인용 점자 표기 중 부적절하게 설치된 것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서울시 소재 공공건물 134개소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점자 안내판 등 편의시설이 부적절하게 설치된 경우는 23.5%에 달했다. 그 중 점자 표기가 틀린 것이 87.1%, 점자안내판 재질이나 규격 등이 부적절한 경우는 95.2%에 이르렀다. 시각장애인용 편의시설 설치 자체가 안 돼 있는 곳도 56.5%나 됐다.  
점자는 부착 방향과 각도, 포함되어야 할 정보 등 세심하게 지켜야 할 규정이 많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형식적으로 갖춘 곳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계단 난간에 붙어 있는 점자 안내판이다. 실제 성북구청 계단 난간, 성동경찰서 1층 정문 쪽 안전바 등에 부착된 점자표를 보면 ‘올라감’과 ‘내려감’이라고만 표시 돼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이진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팀장은 “올라가고 내려간다는 정보는 발을 디뎌보거나 막대기로 두드려서도 알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점자 표기 규정 상 ‘화살표와 목적지’가 함께 기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나가는 곳, 지하1층 대합실’ 이런 식으로 ‘향하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가 표기돼야 한다.  
스티커식 점자도 시각 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사항 중 하나다. 날씨가 습하거나 추워지면 쉽게 띄어지거나 이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 강 씨는 “점자 안내판으로 부착된 스티커 중엔 마모되거나 뜯겨져 있는 것도 있어 손이 더러워질까봐 사용하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측은 매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공공기관에 시정 공고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협회 측은 “곧바로 시정되지 않는 곳들이 태반”이라며 “4년 전 것도 그대로인 곳도 있을 정도”라고 했다.  
복지부 측은 “건물 준공단계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세부 사항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점검을 나가 관리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감독관들이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적합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관계자는 “점자 안내판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구비해야 하는 기관들은 장애인 등에 관한 법령에 나온 설치 세부 사항을 꼼꼼히 따라야 한다”며 “현재 복지부 측에서도 시각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점자 안내판을 ‘부착형’이 아닌 ‘일체형’으로 만들게끔 법령을 개정하는 중이지만 공정상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출처: 동아닷컴
해당기사링크:

http://news.donga.com/Main/3/all/20160808/796292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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