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위 불법주차를 막겠다며 볼라드를 설치했지만 여전히 주정차가 이루어지고 관리가 안돼 훼손이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희만기자
인도 위 얌체 불법 주차를 막기위해 세운 볼라드가 예산낭비와 탁상행정이라는 비난 속에 주민과 상인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논란이 인 제주시 동광로의 한 구간은 철물점과 가전제품상가 등이 위치해 화물트럭의 이동이 잦은 곳으로 제주시는 지난해 상반기 이곳에 개당 약 23만원의 비용이 드는 볼라드 30여개를 설치하고 차량의 통행을 제한했다. 하지만 일년이 지난 현재 이곳은 버젓이 인도 위로 차량이 진입하며 민망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한 주민은 "볼라드가 있으면 뭐하나. 상인들이 볼라드를 뽑은 뒤 주·정차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볼라드의 설치·관리를 맡고 있는 해당 동주민센터에 사실 확인 결과 "애초에 상인들이 볼라드를 뽑을 수 있도록 이동식 볼라드를 설치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는 "볼라드로 인해 화물차가 이면도로에 정차하면 도로 통행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물건을 상·하차할 때만 인도위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설치 당시 업주에게 자재를 운반할 때만 볼라드를 뽑고 잘 끼워주길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정이 설치한 볼라드를 상인이 관리함에따라 볼라드의 본래 설치 목적이 상실되고 관리·감독이 안되는 등 문제를 낳고 있다.
인도 위 불법주차를 막겠다며 볼라드를 설치했지만 여전히 주정차가 이루어지고 관리가 안돼 훼손이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희만기자
현장확인 결과 해당 구간에 볼라드와 주변 인도 등이 훼손·파괴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차량이 인도로 통행하면서 볼라드를 훼손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볼라드가 뽑혀 바닥에 내팽겨진채 방치됐었다는 주민의 목격담도 들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이동식 볼라드 몇 개는 잠금 장치가 풀려 누구나 볼라드를 옮길 수 있게끔 되어 있었고 1t 트럭이 볼라드 사이를 쉽게 통과해 인도를 가로지르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 변모(55)씨는 "자율적으로 빼고 끼울 수 있는거면 애초에 왜 볼라드를 설치한 건지 모르겠다"며 "보여주기식 행정 처리에 예산낭비"라고 꼬집었다.
인근의 상인들도 불만이 있는건 마찬가지다.
한 철물점 직원 최모(40)씨는 "행정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볼라드를 세워 이면도로 정차로 인한 도로 혼잡 등 부작용만 키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출처: 한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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