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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의 날’ 취재기/ ①지하철역에 점자가 있다는데… ⇨ 따라가 보니 ‘막다른 길’
편의증진센터
2016-11-04
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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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장애인

‘점자의 날’ 취재기/ ①지하철역에 점자가 있다는데… ⇨ 따라가 보니 ‘막다른 길’

Fact
▲11월 4일은 점자의 날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과 지하철 1호선 종로 3가역, 종각역, 서울역, 남영역, 용산역, 노량진역을 돌아 다녔다. 지하철 점자 표기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시각장애인들이 불편함을 느낄 곳은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경복궁역 3번 출구 방향의 개찰구는 총 10개였지만, 이 중 점자 표기가 붙어있는 곳은 한 개 뿐이었다. ▲종로3가역은 12개의 개찰구 중 한 개에 불과했다. ▲남영역은 더 심했다. 점자가 붙은 개찰구는 하나도 없었다. ▲유도블럭도 다르지 않았다. 노량진역의 유도블럭은 개찰구 쪽으로 이어졌지만 교통카드를 찍을 수 없었다. 통과 할수 없는 (⊘)표시였던 것. ▲용산역의 남영역 방면 8-3 승강장에 붙은 점자표기는 훼손되어 있었고, 스크린도어가 없는 남영역과 노량진역에는 승강장을 알리는 점자표기가 없었다. ▲남영역 3번 출구 방향 계단 손잡이의 점자표기는 투명 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었다. ▲서울역 개찰구의 경우, 개찰구부터 화장실까지 유도블럭으로 이어졌지만 ‘여자’, ‘남자’ 화장실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는 없었다. 

View
11월 4일 오전 10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지하철 역사로 내려가는 계단 손잡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붙어 있었다. 손잡이 옆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 표시판’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지하철 바닥엔 오돌토돌한 노란색 보도블럭이 깔려 있었다. 보도블럭은 개찰구가 있는 에스컬레이터까지 이어져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이 지하철을 탈 때 간단하게 도움을 받는 것은 두 가지다. ‘점자표지판’과 ‘유도 블록’이다. 점자는 계단 난간이나 개찰구, 화장실 안내판 등에 주로 표기되어 있다. 유도 블록은 요철이 있는 블록을 말한다. 시각장애인들이 보행할 곳과 정지할 곳을 지팡이로 짚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유도 블록엔 점형블록과 선형블록이 있다. 점형블록은 ‘정지’를 의미하고 선형블록은 ‘보행’을 뜻한다.

유도블럭에는 '점형블럭'과 '선형블럭'이 있다. 점형블럭이 깔려있는 곳은 '보행 정지'를 뜻하고 선형블럭이 깔려있는 곳은 '계속 보행'을 의미한다.

모든 개찰구에 점자표기가 돼 있지는 않았다

점자표지판과 유도 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주는 셈. 경복궁역 3번 출구 방향의 유도 블록은 개찰구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모든 개찰구에 점자 표기가 붙어있지는 않았다. 3번 출구 방향의 개찰구는 총 10개. 그 중 한 개의 개찰구에만 점자 표기가 붙어있었다. 다른 출구 방향도 마찬가지였다.



유도블럭은 개찰구 쪽으로 이어졌지만 교통카드를 찍을 수 없었다. '⊘'표시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 개찰구는 반대 방향의 개찰구였다.

다른 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종로3가역은 12개의 개찰구 중 점자 표기가 있는 개찰구는 하나뿐이었다. 노량진역의 유도블럭은 개찰구 쪽으로 이어졌지만 교통카드를 찍을 수 없었다. 통과 할수 없는 (⊘)표시였던 것. 통과를 의미하는 (↙) 표시는 반대편 개찰구에 있었다. 아쉬운건 점자표기도 붙어있지 않았다는 것. 남영역은 해당 역장마저 점자표기의 유무를 몰랐다. “남영역 개찰구에 점자표기가 붙어있느냐”고 묻자 남영역 역장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확인해보니 점자표기가 있는 개찰구는 없었다.

스크린도어에 점자표기 붙어있다지만…

지하철에는 대부분 역사 내 스크린도어에 점자 표기가 돼 있다. 점자표기를 부착하는 기준도 정해졌다. 현행법 상 점자 표지판은 여객시설 출입문 옆 벽면 1.5m 높이에 부착해야 한다.



용산역의 남영역 방면 8-3 승강장에 붙은 점자표기는 훼손돼 있었다.

스크린도어에 붙는 점자표기는 ‘스티커’ 형태다. 탈부착이 손쉬운 형태인 것. 경복궁 역, 종로 3가역, 종각역, 서울역은 스크린토어에 점자표기가 잘 붙어 있었다. 하지만 용산역의 남영역 방면 8-3 승강장에 붙은 점자표기는 훼손됐다. 스크린도어 벽에서 떨어져 반이 접혀 있었지만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스크린도어 없는 곳엔 점자표기도 없어

남영역과 노량진역은 스크린도어가 없다. 승강장과 열차가 들어오는 곳을 구분하는 난간뿐이다. 10월 1일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시각장애인 1급 김홍숙(63)씨가 선로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김씨는 4-4 승강장을 찾으러 승강장 끝까지 다가갔다. 스크린도어에 붙어있는 점자표기를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 것. 하지만 대공원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없었다. 

남영역과 노량진역에는 승강장을 알리는 점자표기도 없다. 스크린도어가 없기 때문이다.  노량진역에서 만난 한 공익 근무원은 “시각장애인분들은 주로 호출을 한다”며 “시각장애인분들이 어려움을 겪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계단 ‘올라간다’는 것은 시각장애인들도 아는데

출구 쪽으로 향하는 계단 손잡이에도 점자 표기가 돼 있다. 출구를 알려주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런데 손잡이에 부착된 점자표기가 훼손되기도 했다. 종각역의 2번 출구 방향 계단 손잡이에는 끈적한 것이 들러붙어 있어 점자를 손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남영역 3번 출구 방향 계단 손잡이의 점자표기는 투명 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었다.


남영역 출구 방향 계단 손잡이의 점자표기는 투명 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었다.

‘엉뚱한’ 말들이 점자로 표기되기는 경우도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편의증진팀의 한 관계자는 4일 팩트올에 “계단 손잡이의 잘못된 정보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불편을 토로한다”며 “계단 손잡이에 방향에 대한 정보가 아닌 단순히 ‘올라감’이라고만 쓰여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화장실 표지판엔 아예 점자 없는 경우도

지하철에서 화장실을 찾는 것도 시각장애인들에겐 쉽지 않은 일. 간혹 화장실 표지판에 ‘성별’이 점자로 써 있지 않고 ‘화장실’로만 표기되어 있다는 것. 서울역에는 개찰구를 나오면 바로 보이는 화장실에 점자 표지판이 없었다. 개찰구부터 화장실까지 유도블럭으로 이어졌지만 ‘여자’, ‘남자’ 화장실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는 없었던 것.

남영역은 열차에서 내려면 승강장 내 100m 거리에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이 있다는 표지판으로부터 20m 정도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화장실이 있는 구조. 그런데 오르막길 손잡이에 ‘화장실로 가는 길’이라는 점자 표기가 없었다. 또 장애인 화장실이 아닌 일반 화장실에는 ‘여자’, ‘남자’ 화장실을 구분하는 점자표기가 돼 있지 않았다.

사람 혼잡할 땐 유도블럭 따라가기도 쉽지 않아 

보행과 정지를 알려주는 유도블럭이 설치돼 있더라도, 사람이 많을 땐 블록을 따라 걷기도 어렵다. 종로 3가역의 1호선 방향 환승로에는 유도블록이 한 방향에만 설치돼 있었다. 유도블록을 따라가면 다른 방향의 길로는 갈 수 없는 것.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종로 3가에서 정해진 한 방향으로만 걷는 것은 힘들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과 지하철 1호선 종로 3가역, 종각역, 서울역, 남영역, 용산역, 노량진역을 돌아 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발이 아프다는 건 오히려 사치였다. 시각장애인들이 평소 느꼈을 불편함이 무겁게 다가왔다. 그동안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 스스로 부끄러울 정도였다.

출처:  펙트올
해당기사링크: http://factoll.com/page/news_view.php?Num=3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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