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전세계 시각장애인의 수는 약 2억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로 번역된 도서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점자로 번역된 도서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시각장애인은 그리 많지 않다. 점자 리더기가 개발됐지만, 200만원 이상으로 비싸고, 크기도 커 제한된 곳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체적 제약은 활동의 제약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정보의 격차로 귀결된다.

한국의 한 스타트업이 시각장애인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선주문을 시작하자마자 세계에서 작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점자 리더기의 기능을 손목 위에서 구현한 점자 스마트워치 '닷 워치(Dot Watch)'가 그 주인공이다.

▲점자 스마트워치 ‘닷 워치’ / 닷 제공

닷 워치의 외관은 일반 스마트워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은 본체의 액정화면 대신 위치한 24개의 점자 핀이다. 이 점자 핀은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로부터 정보를 받아 디지털 정보를 점자로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사용자는 문자메시지나 날씨, 네이게이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다양한 앱의 알림을 점자로 확인할 수 있다. 크고 무거운 데스크톱 컴퓨터의 기능을 이제는 스마트폰이 대신하듯,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스마트 점자 리더기가 등장한 셈이다.

가격도 30만원대로 기존 거치형 점자 리더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최근 양산을 시작하자마자 해외 13개국에서 350억원 규모의 선주문이 밀려들었다. 닷 워치는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장애인을 위한 정보통신 박람회 'CSUN'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시각 장애인 스티비 원더도 닷 워치에 큰 관심을 보이며, 선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2분기 중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닷 워치를 개발한 스타트업 '닷'은 2015년 4월 김주윤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닷은 기존 시각장애인용 점자 정보 단말기의 표현력 한계와 저조한 이용률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점자가 저절로 움직이는 능동형 점자 디스플레이 기술에 주목했다. 닷은 이 기술을 소형화·경량화해 스마트 워치 형태의 점자 정보 단말기 개발에 착수했고, 그 결과물이 닷 워치다. 닷의 최종 목표 가격은 30만원 이하로, 이를 위해 저가형 모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닷은 5개의 특허 출원과 함께 2016년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국내외 다수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입상하며 잠재력을 뽐냈다. 회사 설립 전인 2014년 12월 KBS '황금의 펜타곤 시즌 2'에서 최종 우승한 이후 2015년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텔레콤월드 최우수 기업가 대상, 2016년 1월 글로벌 창업경진대회 '겟 인 더 링(Get in the Ring)' 우승, 2016년 칸 국제광고제 혁신부문 국내 스타트업 최초 수상 등의 성과를 거뒀다.

닷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슬러시 도쿄(SLUSH Tokyo)' 피칭 콘테스트 부문에서도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대회에 참가한 닷은 총 76개 스타트업이 경합한 예선을 통과한 후 3월 30일 본선에서 최종 우승팀에 선정되면서 상금 1000만엔(1억원)을 거머쥐었다.

▲김주윤 닷 대표(오른쪽 세 번째)가 슬러시 도쿄 본선에서 최종 우승한 후 상금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슬러시 도쿄 평가위원은 "닷이 경쟁사들과 비교해 제품이 매우 차별화된 점을 높게 평가했으며, 제품에 대한 열정과 큰 시장 규모,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강력한 의지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주운 대표는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선보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출처: IT조선

http://it.chosun.com/news/article.html?no=2832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