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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시청 일원에서 부산참여연대와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 보행 시민체험' 행사를 열었다. 이날 체험은 부신시의회 앞 광장에서 출발해 시청·경찰청 주변을 한 바퀴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직접 체험해본 결과 시청 앞 인도는 비교적 정비가 잘 돼 있다는 평소 생각이 순식간에 달아났다. 횡단보도로 이어지는 인도 끝 지점은 경사가 급해 제멋대로 구르는 바퀴를 붙잡느라 진땀을 뺐다. 인도 턱은 1.5㎝ 이하로
만들어야 하지만 대부분 규정보다 높아서 턱을 내려갈 땐 몸이 앞쪽으로 크게 쏠렸다.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등받이에 최대한 붙으라는 안내자의 조언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을 것이다.
턱을 다시 오를 땐 바퀴를 세차게 굴려도 헛돌아 안내자의 도움 없이는 오를 수 없었다. 차량 진입 방지용
볼라드는 최소 1.5m 간격으로 설치돼야 하는데, 1m도 채 되지 않아 휠체어 교행이 불가능했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해 16일 부산시청 일대에서 부산참여연대와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주최한 장애인보행 시민체험행사가 열리고 있다. 김성효 기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 설치 상태도 엉망이었다. 점자블록은 보행 방향을 알려주는 선형 블록,위험 감지용 점형 블록으로 구성된다. 점형 블록은 갈림길, 횡단보도 앞, 방향 전환 지점에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시청 앞 광장에만 점자 블록이 있을 뿐 뒤편과 좌·우측에는 점자 블록이 없었다. 횡단보도 앞에 점형 블록이 있어도 바로 이어지는 선형 블록이 없어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점자 블록이 있는 시청 앞 광장도 갈림길에 점형 블록 대신 선형 블록을 설치한 곳이 있었다. 30㎠인 점형 블록은 시각장애인이 감지하기 쉽도록 4개 이상 설치해야 하는데, 1개만 설치된 곳도 있었다. 또 점자블록 끝부분과 인도 끝지점은 30㎝ 이상 차이나야 하는데 이를 지킨 곳도 드물었다. 체험 참가자 황라희(여·26) 씨는 "안대를 써 방향감, 거리감이 없어졌는데 점자 블록마저 없어서 한 발 내딛는 것조차 두려웠다"고 말했다.
김종민 참여연대 대표는 "3년 전에도 이 장소에서 장애인 이동권 체험 행사를 하고 시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시가 장애인 이동권 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국제뉴스
해당기사링크: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70417.220072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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