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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 미끄러질까봐 점자블록 덮은 지하철역
편의지원센터
2017-07-17
5515

[단독] 비장애인 미끄러질까봐 점자블록 덮은 지하철역   

 
앵커

시각장애인에게 노란색 점자유도블록은 생명선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점자블록 위에는 어떤 장애물도 설치해서는 안 되는데요.

대전의 한 지하철역에서 빗물에 복도가 젖자 미끄러짐을 방지한다고 발판으로 길게 점자블록을 막아버렸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시각장애인 노 모 씨가 지하철역에 들어가다 멈칫합니다.

[현장음 : 어, 유도 블록이 없네?]

점자유도블록이 있어야 할 자리에 녹색 발판이 놓여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없었던 겁니다.

[노 모 씨 / 시각장애인 지하철 이용객 : 점자블록이 있었다가 다시 또 천으로 깔렸다가 하니까 '랜드마크(보행기준)'를 어디다가 둬야 할지 좀 헤매게 되는 것 같아요. 당황스러웠고요.]

다른 출구도 마찬가지.

반대편 출구에도 보시는 것처럼 점자블록 위에 길게 발판이 덮여있습니다.

그리고 발판 옆으로는 이렇게 미끄럼을 주의하라는 안내 표시가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역 관계자는, 장마철이라 빗물에 복도가 젖어 이용객을 위해 발판을 설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하철역 관계자 : 비가 오면 벽에서 습기가 많이 나서 물이 고여요. 물이 바닥에 고여서 저희가 그걸 깔아 놔서 그쪽으로 다니고….]

하지만 발판 때문에 시각장애인 이용객의 생명 길이 가려진 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위에는 어떤 종류의 장애물도 설치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이 침수됐을 때도 점자블록 위에 모래주머니를 얹어 비장애인용 징검다리를 만들었을 정도로 지침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커녕 기본적인 대중교통 접근권까지 막는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민낯입니다.
 
출처: YTN
해당기사링크: http://www.ytn.co.kr/_ln/0115_20170714180248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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