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음향신호기를 찾으려고 하는데 철조망이 탁 만져지니 암담했습니다. (음향신호기 옆에) 대수롭지 않게 설치해둔 쓰레기통이지만 저희는 손으로 더듬는 과정에서 쓰레기통을 만지게 되고 손에 담뱃재와 가래침이 묻습니다."
1급 시각장애인인 이상훈 씨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횡단보도를 건널 때 난감한 일을 겪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횡단보도 기둥에 설치된 음향신호기 버튼을 찾으려고 했는데 음향신호기 주변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눈으로 보면서 철조망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버튼을 누를 수는 있겠지만 이 씨에게는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다.
음향신호기는 횡단보도 시작점과 끝 지점, 두 곳에 설치된다.
버튼을 눌렀을 때 두 신호기에서 모두 소리가 나야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의 거리와 방향을 알 수 있다.
현재 음향신호기 설치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관공서 주변이나 사람이 많은 곳은 '우선 설치 권고 지역'으로 돼 있다.
문제는 우선 설치 대상 지역이라도 음향신호기 부착이 안 된 곳이 많고 관리부실 탓에 설치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부산참여연대는 지난 9월 4일부터 8일간 관공서가 몰려있는 부산 연제구 일대 횡단보도 51곳의 음향신호기 부착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20곳은 음향신호기가 아예 부착돼 있지 않았다.
부착된 31곳도 단 1곳을 제외하고는 설치 기준에 맞지 않거나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음향신호기가 고장 난 경우는 12건에 달했다.
시각장애인이 음향신호기를 찾을 수 있게 하는 바닥 점형 블록을 설치하지 않은 곳도 25곳이나 됐다.
신호기가 너무 낮거나 높이 설치돼 있고 음향신호기 주변에 장애물이 있는 경우도 10곳에 달했다.
이씨는 "음향신호기를 찾으려고 손으로 신호등 기둥을 만지다 보면 기둥에다가 쓰레기통을 설치해 놓는다든지 기둥 밑에 장애물이 있어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쓰레기통에는 담뱃재와 가래침이 있어 손에 묻을 때는 암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신호기 설치는 경찰청이, 유지·관리는 부산시가 한다.
정명화 부산참여연대 팀장은 15일 "장애인들이 공공기관을 손쉽게 갈 수 있고 이들의 보행권과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미설치 구간에는 조속히 음향신호기를 설치하고 부적합 구간에는 잘못을 빨리 시정해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해당기사링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15/0200000000AKR201711150625000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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