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간선도로변 점자블록 무용지물
일부 보도엔 아예 없어 ‘안전 위협’
함안경찰서에서 군청으로 향하는 보도의 일부 구간에 끊겨 있는 점자보도.
함안군이 시작장애인들의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요 간선도로변에 설치한 점자블록의 상당수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방치돼 있다. 일부는 앞을 볼 수 없는 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장애물로 전락한 경우도 많아 보완이 시급하다.
함안군 가야읍 군청 인근 도로변. 축협에서 군청으로 향하는 보도에는 규정대로 시각장애인 점자보도가 설치돼 있지만 맞은 편 가야시장입구에는 점자보도가 아예 없다. 오래 전 문을 닫은 병원 정문 4~5m구간에도 점자보도가 실종된 상태다.
직진을 의미하는 일자형 보도를 지나 방향전환이나 횡단보도가 있음을 알려주는 구간에서는 횡단보도로 향하도록 돼있는 원형 점자보도블록이 아닌 일반보도블록으로 시공돼 있다. 애초 일자보도블록으로 시공됐지만 보도공사 과정에서 일반형 블록으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점자보도 선상에 놓여 있는 간이벤치.
함안경찰서 인근 점자보도에 서 있는 전주.
위험천만한 사례도 곳곳에서 노출된다.
함안경찰서에서 군청으로 향하는 보도는 폭이 1m도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 점자보도가 설치돼 시각장애인들이 사실상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점자보도의 한 가운데 콘크리트 재질의 전주가 떡하니 서 있다. 시각장애인이 점자보도를 믿고 보행할 경우 심각한 충돌사고를 당할 소지가 다분하다. 전주를 지나 횡당보도로 향하는 방향전환 표시 점자보도 앞에는 오락실의 유동광고대가 자리 잡고 있어 사실상 보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반대편 보도의 점자보행로 한가운데는 버스승강장 대기 시민들을 위한 간이벤치가 설치돼 있다. 횡단보도와 접한 구역에는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한 볼라벤도 설치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보도의 역할을 무색케 하고 있다.
군북면의 39사단 인근 등 신설 도로변에도 문제가 있다. 군 부대가 창원에서 이전해오면서 신설된 도로변에 점자 보도블록이 질서정연하게 설치돼 있지만 군부대 담벽 쪽에서는 갑자기 보도가 사라졌다. 대신 조경공간이 보도를 대신하고 있어 점자보로를 따라 걷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민 조모(58)씨는 “시각장애인의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군예산을 들여 시공한 장애인 권익보호시설을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장애인의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오히려 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설이 된다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출처: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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