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등 인도턱 높아 휠체어 진입 어려워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설치도 제대로 안 돼…횡단보도 음향신호기도 미설치
시민들 “어렵고 힘든 사람에 대한 배려 없는 사회, 적극적 개선 노력 필요”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설치도 제대로 안 돼…횡단보도 음향신호기도 미설치
시민들 “어렵고 힘든 사람에 대한 배려 없는 사회, 적극적 개선 노력 필요”
지난 15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의 부산지방법원과 부산지방검찰청 앞 인도에서 장애인 보행 체험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높은 턱 때문에 인도에 들어가지 못하고 차도로 휠체어를 밀고 있다.
휠체어에 사람을 태우거나 안대를 하고 흰 지팡이를 든 시민 60여명이 거제역을 출발했다. 곧바로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휠체어를 미는 시민들은 용을 써서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거제역 건물과 맞물리는 구간에선 인도 폭이 1m가량으로 절반이나 좁아졌다. 한 시민이 “그나마 일요일이라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다행”이라고 중얼거렸다.
차로를 건너가려고 하자 거제대로 쪽으로 빠져나가는 차들이 잇따라 지나갔다. 횡단보도로 이어지는 인도 끝 지점의 경사 때문에 휠체어를 붙잡느라 시민들이 긴장했다. 행사 지원 나온 경찰이 차도를 막아서고 나서야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한 관계자는 “차량도 잘 살펴야 하지만, 평소엔 마음대로 나아가지 않는 휠체어 때문에 신경이 곤두선다. 오늘은 행사 때문에 편하게 길을 건너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의 부산지방법원 앞 인도에서 시민들이 장애인 보행을 체험하고 있다.
검찰청사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자 다시 높이 2㎝가량의 인도 턱이 나타났다. 휠체어에 앉은 시민이 세게 밀어도 헛도는 바퀴 때문에 올라갈 수 없었다. 보다 못한 다른 시민이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 겨우 인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김씨는 “어렵고 힘든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라고 혀를 찼다.
검찰에서 법원 청사로 뻗어 있는 150m 구간 폭 6m가량의 인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었다. 점자블록은 선형과 점형 블록으로 나뉘는데, 선형 블록은 시각장애인에게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려주고, 점형 블록은 횡단보도나 갈림길 등의 길 정보를 제공한다. 이 인도에는 선형 블록이 없었다. 안대를 한 시민들은 인도를 지나다 벽으로 향하거나 가로수에 부딪혔다. 법원 청사 앞의 두 횡단보도 가운데 한 곳에는 시각장애인에게 횡단보도를 알려주는 음향신호기도 설치되지 않았다.
지난 15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의 부산 검찰청 앞 횡단보도에서 장애인 보행 체험행사에 참여한 한 청소년이 휠체어를 밀어 인도로 올라가려고 하고 있다. 인도 턱이 높아 애쓰고 있다.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