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예방에 도움 안될 것…방수 문제 등 고장
▲ 동대구 환승센터 앞 ‘바닥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 ⓒ서인환 서울, 순천, 수원, 양주, 부산, 창원, 대구, 군포 KT 인근 등 전국의 횡단보도 앞 점자블록이 LED로 바뀌고 있다. 신호등이 바뀌면 점자블록이 신호등과 같은 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LED 점자블록은 일본에서 시작하였다. 국제 장애인편의시설 용품 전시회에서 LED 점자블록이 선보이자 수익성 있는 좋은 제품으로 판단되어 국내 수입 판매를 희망하는 업체가 나타나면서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수입업체와 더불어 국내 기술로 LED 생산판매 업체가 늘어나면서 판매사들은 LED 점자블록의 판매를 촉진하면서 장애인의 편의성이 더 좋다고 주장해 왔다. 저시력인들을 위한 추가적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신호등을 잘 볼 수 없는 저시력인들도 밝은 불빛을 잘 볼 수 있어 편리하고 도시 미관에도 도움이 된다고 홍보하였다. 야간에 육교와 다리에 조명이 설치되어 시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자 LED를 횡당보도에까지 확대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검토되었다.
LED 점자블록은 한 장당 가격이 13만원에서 30만원 정도로 일반 점자블록보다 10배가량 비싼 가격이지만 판매업체로서는 시장의 규모도 늘일 수 있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었고, 장애인을 위한다는 명분도 있었다.
이에 비해 장애인들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바닥의 발광을 볼 수 있는 시력이 있다면 신호등도 볼 수 있는 정도이고, 전맹은 어차피 LED 불빛을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 잔존 시력을 가지고 있어 보다 밝은 LED 조명은 신호등을 확대해 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낮에는 어차피 태양광이 밝아 LED 효과가 없고, 밤에는 주위가 어두워 신호등 불빛도 잘 보이므로 별도의 추가적 조치는 필요 없다는 주장이 맞섰다.
그러다가 경찰청과 지자체들이 LED 점자블록을 설치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이유는 스몸비(스마트폰 좀비)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좀비족들이 스마트폰을 보다가 자주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도로교통공단은 LED 점자블록을 ‘바닥 신호등’이라 명명하고 효과성을 검토한 바, 시민들이 신호를 더 잘 지킨다는 결과를 내어놓았다.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는 바닥 신호등을 정식 신호장치로 인정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서도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2013년 117건에서 지난해 177건으로 5년 사이 1.5배 증가했다는 결과를 내어놓았다.
도로교통공단은 2015년 중·고교생과 성인 971명을 대상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교통사고를 경험했거나 날 뻔했을 때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의 약 18%가 ‘횡단보도 통행 중’이라고 답했다. 스마트폰을 보다가 적색 신호등에 건너거나 녹색 신호등에서 늦게 출발하여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해석이었다.
이 해석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횡단보도 통행 중 어떠한 사고 위험이엇는지 구체적으로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 다른 보행자와 충돌도 있을 수 있고, 차량과 충돌 위험도 있다.
횡단보도 앞 정지선을 정확하게 지키지 않는 좋지 않은 교통환경 속에서 신호등만 잘 알 수 있으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건너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오히려 바닥 신호등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가는 것을 더욱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건너는 시기만 알려줄 뿐 방어적 안전문제는 오히려 느슨해져 신호위반이나 단차로 인한 낙상, 정지된 차량과의 출동 등의 사고를 야기시킬 수 있다.
4월 28일 코엑스에서는 남북회담을 위한 취재를 돕고자 프레스센터가 설치되었다. 그 옆에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18’ 행사가 진행되었다. 과거에는 설치 제재 대상이었던 바닥 신호등이 이제는 적극적인 홍보전 시대로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라노스사에서는 LED 점자블록을 바닥 신호등이라 하였으나, 성풍솔레드와 경동하이테크는 바닥 신호등으로만이 아니라 시각장애인 유도에도 LED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안전 유도블록이라 이름 붙였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바닥 신호등은 주위 상가에 눈부심으로 인한 시각 방해가 일어나고, 보행자도 눈부심으로 공해가 될 것이다. 시각장애인에게는 눈부심은 오히려 치명적인 방해물이 될 수 있다. 고가는 예산낭비를 가져오며, 그러한 예산으로 음향신호기를 추가적으로 더 설치하여 안전한 보행을 돕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닥 신호등을 설치하고 3개월간 시범운영을 해 보고 더욱 확대할 것인지 검토하겠다던 경찰청은 장애인계의 환영이 아니라 오히려 반발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방수처리가 되어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바닥 신호등의 불빛이 몇 개의 전구가 고장나면서 이 빠진 모양으로 변해갔다. 이로 인해 유지보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전수조사를 다시 시작하기로 하였다.
사고 예방을 위해 스마트폰의 바른 사용을 인식시켜 나가야 할 경찰청이 오히려 시대에 맞추고 화려한 도시를 위해 스몸비 세상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스몸비에 맞춘 교통정책은 다른 장소에서나 횡단보도에서 더욱 많은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리고 에너지 낭비와 설치비용의 낭비, 장애인이나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놀라게 하거나, 눈부심으로 보행을 방해하는 결과도 있다는 사실, 특히 유지보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야간에는 필요시에만 음향신호기가 울려 소음을 최소화하는 방안 연구와 더불어 음향신호기 확대설치를 적극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고개 숙인 스몸비에게 바닥의 신호등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을 봐야 하는 경우라면 위험한 장소에서는 금지하게 유도하는 문화가 맞다. 운전자의 졸음운전과 사고다발 대비 안전을 위해 차선이나 표지판을 바닥에 LED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라면 운전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피로와 교통방해물이 될 것이다.
보행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안전을 위해서는 보행자에게 LED 의복을 입히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출처: 에이블뉴스
해당기사링크: http://abnews.kr/1I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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