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어지고 시각장애인 차도로 안내 ‘아찔’ 무성의한 점자블록에 오히려 안전 위협
수원 권선구청 “최대한 빨리 보강할 것”
▲ 수원 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과 앞 버스정류장 사이를 잇는 점자블록이 없는 모습. 거동이 불편한 시각장애인이 택시에서 내려 도움을 받아 복지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연우기자
수원시 호매실동에서 마주친 20대 여성 A씨는 ‘흰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시각장애인의 표지이자 자주성의 상징인 흰 지팡이는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보행할 수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괜찮다’는 신호다. 울퉁불퉁 바닥에 깔린 노란색 점자블록을 따라 자신 있게 걸음을 내딛던 A씨는 어느 순간 조심스레 걸음을 늦췄다. 목적지까지 연결된 점자블록이 없어 혼자서는 도저히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흰 지팡이’가 무색하게 주변인의 도움을 받고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때 A씨가 찾은 목적지는 장애인 복지 향상 및 각종 지원 활동을 펼치는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센터ㆍ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이었다.
수원시장애인복지센터와 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이 무성의한 점자블록을 배치,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16일 복지센터와 복지관을 찾아가봤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호매실마을14단지ㆍ장애인종합복지관’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는 방법이 유일했다. 이 버스정류장과 복지센터ㆍ복지관 앞에는 각각 가로 선의 긴 점자블록들이 설치돼 있었는데, 이 블록들은 서로 연결돼 있지 않고 동떨어져 있었다. 이 블록 간의 거리는 약 70m로, 사실상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만 의존해서는 복지센터ㆍ복지관에 이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설치돼 있는 점자블록을 따라 걷더라도 복지센터ㆍ복지관의 현관이 나오긴커녕 오히려 ‘차도’로 나왔다. 실제로 점자블록을 따라 막연히 걷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차량에 부딪혀 지팡이가 훼손되는 경우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렵다 보니 일반택시 또는 장애인택시를 이용해 복지센터ㆍ복지관을 찾는 이들도 있다. 이 택시들은 정류장과 복지센터ㆍ복지관 사이 인도에 정차하고 승객을 내려준다. 하지만 이곳 어디에도 점자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수원시지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어느 곳을 가더라도 ‘민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이 그나마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시설이 장애인 복지센터나 복지관일 텐데 이 시설조차 점자블록이 없다는 건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선구청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점자블록을 설치해 시각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시설을 이용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출처: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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