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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교통약자 배려한 국립공원 무장애 탐방로
편의지원센터
2019-11-11
6434

캐나다에서 거주할 때의 일이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버스정류장에 홀로 대기 중이었다. 잠시 후 도착한 버스는 전동휠체어가 오르기 쉽도록 몸체를 낮추고 이동통로를 만들었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데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체감시간은 꽤 오래 걸린 듯 느껴졌다. 하지만 버스 안의 그 누구 하나 조금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사람은 없었다. 버스기사는 모든 승객이 안전히 자리를 잡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천천히 버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캐나다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선진국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각종 서비스의 속도와 다양함은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느낌이다. 선진국의 기준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각기 다른 모든 조건의 사람들이 동등한 인권을 존중받는 국가가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산국립공원 무장애 탐방로 입구.(북한산성계곡~수구정화장실)
가을이 풍성하게 무르익었다. 전국 명산으로 단풍구경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단풍구경은 다른 세계의 일일 뿐이다. 여행은 고사하고 집밖 출입부터 쏟아지는 편견의 시선과 이동의 불편함은 그들을 점점 더 은둔하게 만든다. 신체의 일부가 기능할 수 없다고 해서 인권에 차등이 생기거나 인간으로서의 기본욕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감상할 권리 역시 그렇다.  

무장애 탐방로 안내판. 북한산성계곡 전망대에서 수구정화장실까지 약 300m 구간으로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다.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이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숫자 1이 네 번이나 겹치는 날로 지체장애인의 직립을 희망하는 의미에서 제정됐다. 그들이 마음으로나마 직립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비장애인이 편견의 시선을 거두고 그들의 동등한 인권을 존중하면 가능한 일일 듯싶다.  

북한산성계곡 전망대에서 수구정화장실로 이어지는 무장애 탐방로 모습.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전국 국립공원에 무장애 탐방로와 야영지를 조성 중이다. 무장애 탐방로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이동하기 쉽게 턱이나 계단 등을 없애고 길을 평평하게 조성한 곳이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구간을 선정해 폭 1.5m 이상, 평균 경사도 8.3% 이하의 조건으로 탐방로를 만든다.
무장애 탐방로 사업은 2001년부터 진행돼 전국 20개 국립공원 42개 구간에 총 길이 42.2km가 조성됐다. 여기에 올해 5개 구간 2.6km가 추가됐다. 지리산 천은사산문~수홍루 0.7km, 계룡산 수통골저수지~화산계곡 0.3km, 오대산 회사거리~회사거리상단 0.7km, 한려해상 이순신순국공원~이락사 0.6km, 북한산 북한산성계곡~수구정화장실 0.3km이다.  

무장애 탐방로 옆으로 흐르는 북한산성계곡의 모습.
북한산국립공원에 최근 조성된 무장애 탐방로를 직접 다녀왔다. 북한산성계곡부터 수구정화장실까지 이어지는 탐방로는 300m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길지 않은 구간이 지체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에겐 얼마나 큰 쉼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속단할 수 없다. 직접 걸어본 무장애 탐방로는 생각보다 넓고 평평하게 다져져 있었다. 키 166cm 여성 보폭으로 3걸음이 넘는 폭에 경사도 보호자가 충분히 휠체어를 이동시킬 만큼 완만했다. 탐방로 옆으로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북한산성계곡이 흐르고 있고 북한산 각 봉우리를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조성되어 있어 눈으로나마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북한산 각 봉우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전망대 모습.
무장애 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시각장애인들도 쉽게 이용이 가능한 화장실이 있다. 휠체어가 오르기 쉽게 완만한 경사로 나무데크를 조성하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점자안내를 손잡이 여러 곳에 부착했다. 휠체어 높이를 고려한 테이블은 지체장애인과 가족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조성됐다. 

휠체어 높이를 고려한 테이블.
장애인 전용 주차장에서 차량통행이 제한되는 국립공원 입구가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공원 입구부터 무장애 탐방로 시작점까지는 보도블록으로 되어있어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주차장 사용료는 1~3급 장애인의 경우 100% 감면, 4~6급 장애인의 경우 50% 감면 혜택이 있다.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북한산탐방지원센터에서 휠체어 대여도 가능하다.  

공원 입구부터 무장애 탐방로까지 이어지는 구간.
국립공원공단은 2023년까지 현재 42개의 무장애 탐방로를 68개로 늘릴 계획이다. 무장애 탐방로뿐만 아니라 지리산, 치악산 등 야영지 17곳에 무장애 야영지 89동을 조성해왔으며 소금강, 월악산, 덕유산, 변산반도, 주왕산 야영장 5곳에 15동을 추가로 설치한다. 무장애 야영지는 야영지의 모든 편의시설에 높낮이 차이를 없앤 시설을 말한다.  

수구정화장실 나무데크에 붙어있는 점자 안내표지판.
이러한 시설들이 마련된다 해도 당장 장애인들의 외출이 자유스러울 수는 없다. 다만 국가적으로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은 캐나다처럼 그들이 혼자서도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사회를 조성하고 있다는 청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곳에서 교통약자를 배려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출처: 정책브리핑

해당 기사링크: http://www.korea.kr/news/reporterView.do?newsId=148866400&call_from=naver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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