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장애인을 위한 ‘쇼핑 카트’는 없나요?
편의지원센터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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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쇼핑 카트를 밀고 진열된 상품을 담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그러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휠체어를 밀면서 동시에 앉은키보다 더 큰 쇼핑 카트를 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쇼핑 카트가 비장애인 성인의 신체에 맞춰 제작되다 보니 어르신, 장애인 등 이동보조 기구를 이용하는 이들은 카트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광주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휠체어 사용자인 장애인 A씨는 이번에도 카트 보관소를 지나쳐 매장으로 향했다. 쇼핑 카트를 밀 수 없고, 밀어줄 사람도 없으니 맨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고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일부러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한가한 저녁 시간대 쇼핑을 나왔지만, 늘 그렇듯 쇼핑 자체가 어려운 과제다.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 없는 A씨는 손이 닿는 위치의 매대 위 상품만 살 수 있다. 항상 마트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쇼핑리스트는 늘 ‘손이 닿는 곳’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손닿는 상품만, 간신히 몇 개 구입할 뿐” 어느새 A씨 무릎 위에는 봉지과자, 소시지, 요구르트 한 묶음 등 상품들이 한 가득 쌓였다. 자칫 무릎 위에서 상품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곤란하기에 이동 시에도 조심을 기해야 한다. 좁은 통로에서 다른 쇼핑카트와 부딪히면 크게 다칠 수도 있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동시에 양 손은 전동휠체어를 작동하느라 쉴 틈이 없고 두 눈은 필요한 물품을 찾느라 바쁘다. 쇼핑을 마친 A씨는 기진맥진 계산대를 통과했다. A씨와 마찬가지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이 대형마트로 쇼핑을 나오기까지 큰 각오가 필요한 이유다. 강경식 광주장애인정책연대 상임대표 역시 휠체어 사용자로서 “마트에 갈 때마다 카트 이용이 어려워 많이 불편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휠체어 앞에 부착할 수 있는 쇼핑카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미국의 대형마트에는 어디나 전통 쇼핑 카트가 비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동 쇼핑 카트에 모터가 달려 있어 간단한 조작만으로 직접 운전을 하며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한국에서도 디자인 공모전 등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쇼핑 카트’의 필요성이 환기된 바 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주최하는 ‘유니버셜 디자인 공모전’에서 3회와 6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장애인을 위한 쇼핑 카트’였다. 3회 때 신동주 씨가 아이디어를 낸 ‘유니버셜 쇼핑 카트’는 사용자의 키를 카트에 부착한 장치에 입력하면 손잡이와 바구니의 위치가 적절한 높이로 조절되도록 한 높이 조절 쇼핑카트다. 6회 최우수상을 받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쇼핑카트(한태호, 김혜림)’는 휠체어 사용자가 가볍게 조작하면서 자유롭게 통로를 이동할 수 있도록 형태·색상·설계 등을 감안해 고안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용화 된 사례는 없어 “장애인의 소비주권을 위해 대형마트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조작·운전 편리 장애인용 카트 도입 시급 광주광역시근육장애인협회 장익선 회장은 “수동 휠체어를 타고 활동지원사와 함께 마트 쇼핑을 갈 때마다 지원사가 휠체어를 밀면서 카트를 밀 수 없어 곤란한 상황”이라며 “전동, 수동 등 휠체어의 종류에 따라 부착 방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카트 또는 바구니를 마련한다면 훨씬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익선 회장은 “활동지원사가 없이 장애인 혼자 쇼핑을 하는 경우를 대비해 마트 차원에서 지원이 가능한 인력을 배치하고 쇼핑 지원 서비스를 해준다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쇼핑이 될 것 같다”면서 “기업들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장애인, 이동약자들의 편의에 좀 더 관심을 쏟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은 2013년 서울시내 53개 대형유통마트 편의실태를 점검한 뒤 대형마트 측에 △장애인화장실 확충 △장애인 위한 업무지침 마련 △장애인 위한 안내방송 △유도블록 또는 점자촉지도 마련 △휠체어 마련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한 바 있다. |
출처: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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