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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미, 열린관광지를 가다 ①] 대부분 평지…비상벨ㆍ촉지 표지판 아쉬워, 용인 한국민속촌
편의지원센터
2020-01-30
6883

 

옛 생활상 담은 전통문화테마파크, 한국민속촌
저상 매표소ㆍ열린관광지 팸플릿은 부재중
장애인 관람객서 시야 확보 어려워


[편집자주] 열린관광지는 모든 관광객이 여행에 불편이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관광 환경을 만들기 위해 관광지를 개선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5년 시작, 오는 2022년까지 100곳을 조성한다. 2020년 1월 현재 49곳이 선정되었으며, 이 중 29곳이 열린관광지로 조성됐고, 2019년 선정된 20곳이 조성 중이다. 이에 본지는 연중기획으로 휠체어를 직접 이용한 상태에서 열린관광지를 둘러보며 편리한 점과 개선할 부분을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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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열린관광지로 지정된 한국민속촌. 사진은 민속마을의 관아.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용인]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풍속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2015년 지정된 6곳의 열린관광지 중 한 곳으로 민속촌 안쪽 구역은 대부분 평지라 바퀴 달린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이 편안하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

주말을 맞은 한국민속촌에는 한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방문객과 유모차를 끄는 가족,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여행객 모두를 위해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보강했으나 배식대의 높이, 팸플릿의 부재 등 부족한 배려에 아쉬움이 남는다.

장애인 위한 저상 매표소, 사라진 이유는?
한국민속촌의 주차장은 널찍하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매표소가 있는 입구와 가깝다. 바닥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표시와 노란 선, 주차 대수 1대에 대한 폭 3.3m의 규정이 지켜지고 있었다. 장애인 주차장 안내표시판은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 연락할 안내 전화번호가 없고, 위반 사항 신고 전화번호 부분이 공란이라 어디로 전화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홈페이지의 안내에 따르면 장애인 매표소가 표시되어 있지만, 현장에는 부재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신고 전화번호가 기재되지 않은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표지판.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정문으로 들어가는 입구 오른 편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지정된 ‘2015 관광 편의 우수시설 한국민속촌’이라는 열린관광지 현판이 걸려있고,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홈페이지의 안내에 따르면 장애인 매표소가 표시되어 있지만, 현장에는 부재했다. 선반이 낮은 저상 매표소는 온라인ㆍ외국인ㆍ여행자 전용과 단체ㆍ연간회원전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선반이 높은 일반 매표소다.

장애인고용공단의 자료를 보면 2017년 6월 저상 매표소를 단체ㆍ연간 회원ㆍ장애인 매표소로 사용하며 휠체어 이용자를 배려하고 있었으나, 2020년 1월 방문한 민속촌에는 장애인 매표창구가 다시 사라졌다. 장애인 매표는 저상 매표소가 아닌 일반 매표소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열린관광지 팸플릿이 있을 자리에 영어 팸플릿이 비치되어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안내판의 경우 민속촌 입구 바깥쪽과 안쪽에 다양한 정보가 안내되고 있으나 시각장애인용 점자 안내판은 찾기 어렵다. 열린관광지 팸플릿이 꽂혀있어야 할 자리에는 영어 안내서가 꽂혀있다. 한국민속촌 매표 직원은 “전에는 있었지만 요즘은 찾는 사람이 적어 갖추지 않는다”라며 사무실로 안내하였으나 사무실에도 팸플릿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현장에서 관련 정보를 얻으려면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전체 지도는 해상도가 낮아 확대하면 선명히 보이지 않고, 구획별 지도를 추가로 클릭해 보아야 한다.

장애인 관람석에서는 공연자의 뒷모습만 보여
이제 본격적으로 관람을 시작해보자. 한국민속촌은 선조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테마파크로 상가마을, 민속 마을, 놀이마을, 장터 등 총 4개 구역으로 조성되어 있다. 규모에 맞게 휠체어와 유모차가 넉넉히 준비되어 있으며, 의무실에서 1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연락처를 적으면 휠체어를 대여할 수 있다. 보증금은 반납 시 돌려준다. 유모차는 대여료 2000원에 보증금 1000원이다.

의무실과 더불어 유아 휴게실, 수유실 등 편의시설이 있으며 유아 휴게실에는 기저귀 교환대, 아기 의자, 전자레인지, 개수대, 정수기, 미아방지 핸들링이 준비되어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민속촌 곳곳에서는 수많은 공연이 열린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의무실에서 휠체어와 유모차를 대여할 수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민속촌 내부는 출입문을 비롯해 이동 장소 대부분이 턱없이 평지로 이어져 유모차나 휠체어도 어려움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민속 마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공연장이다. 농악 공연장, 마상무예 공연장, 줄타기 공연장 중에서도 농악 공연장이 가장 인기가 좋으며, 장애인 관람석은 양쪽에 휠체어를 주차할 수 있고, 중앙에 동반인이 앉을 수 있는 접이식 의자 형태다.

장애인 관람석까지 이동구간은 길지 않지만, 폭이 좁고 울퉁불퉁해 휠체어 운전이 미숙한 사람에게는 불편이 따른다. 관람이 끝나면 그 길로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또한, 무대와의 거리가 가깝지만, 관람석에 앉으면 공연 내내 공연자들의 뒷모습을 보게 된다. 장애인 관람석을 무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쪽에도 마련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장애인 관람석으로 향하는 이동구간.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농악 공연장의 장애인 관람석에서는 공연자의 뒷모습만 바라보인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무대 앞쪽으로 이동해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민속 마을의 주요 관람 시설 중 하나인 관아는 내부로 들어가면 동헌 마당으로 이어진다. 선덕당과 동헌 마당을 배경으로 중앙 문에서 사진을 찍는 SNS 명소가 있는데 바퀴 달린 기구를 위한 판자가 놓여 있다. 그 폭은 60cm다.

유모차의 경우 45~50cm의 폭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휠체어의 폭은 바퀴 옆 휠까지 계산하면 64cm이니 휠체어 이동을 위한 유효 폭은 75cm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퀴가 판자 위에 올라간다 해도 좌우로 1~2cm 정도의 공간만 남으니 휠체어 운전이 능숙한 사람이라 해도 시도하기에 쉽지 않다.

전통혼례를 볼 수 있는 양반가는 정문이 돌계단이라 유모차와 휠체어를 위한 우회 경사로를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경사도가 높아 성인 남성도 휠체어 밀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경사로 우회 안내판.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장터 매표소와 배식대 높고, 카페테리아 진입 어려워
다음으로는 한국민속촌에서 이용도가 가장 높은 장터를 살펴보았다. 장터의 배식대 높이는 1~1.2m였다.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국물이 담긴 음식 쟁반을 받아들기는 힘들며 음식을 전해주는 종업원은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다. 전 코너 등의 일부 매장은 기름이 튈 것 등 안전을 고려해 20cm 정도의 가림막을 추가 설치했으니 이곳에서 음식을 배식 받는 것은 더욱 힘들다.

식사는 중앙에 마련되어 있는 나무 테이블에서 하게 된다. 나무 테이블이 야외라 옆쪽으로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인 아씨 사랑방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장터 중앙에 마련된 나무테이블과 배식대.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국물이 담긴 음식을 받아들기는 어렵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하지만 출입구가 3~15cm 이상의 기단부 위에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동반한 이들에게는 불편한 구조다. 출입구의 위치는 모퉁이 쪽이며 문은 당겨서 여는 방식이라 휠체어나 유모차의 유효 공간이 부족하다. 이곳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문을 열어주는 사람, 휠체어를 미는 사람, 음식 쟁반을 들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장터의 매표소, 장터 찻집의 매대, 간식 파는 곳 모두 선반 높이가 1~1.2m로 휠체어 이용객에게는 불편하다.

화장실 비상벨 미설치, 촉지판은 높아
한국민속촌에는 정문 앞, 상가마을 카페 다락방 옆, 마상무예 공연장 맞은편, 장터 등 많은 장애인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화장실 수에 비해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는 표지판은 부족했다.

정문 입구 장애인 화장실은 출입문이 터치식 자동문이라 손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화장실까지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선형 블록이 이어지고 화장실 입구에는 점형 블록이 설치되어 있다. 장터에 있는 여자 장애인 화장실은 성인 남성이 열기에도 뻑뻑하고 무거운 미닫이 나무 문이라 휠체어를 탄 여성이 열기에 버겁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설치되지 않은 정문 앞 여자 장애인 화장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아이들을 동반한 방문객의 모습.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장애인 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 표지판을 150~160cm 높이에 붙이는데 장터 남자 장애인 화장실에는 설치되지 않았고, 여자 화장실은 지상에서 180~190cm에 설치되어 있어 키가 작은 시각장애인은 촉지가 어렵다. 또한, 자동 물 내림 센서가 없는 곳이 있고 있어도 고장 나 있었으며,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없었다. 화장실 대부분은 점형 블록은 설치되어 있으나 출입문의 폭보다 좁거나 위치가 규정에 미달하는 곳이 있고, 화장실로 유도하는 선형 블록은 전체적으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턱이 없는 흙길은 휠체어 유모차 이동에 용이하지만, 땅이 질어질 경우 바퀴가 빠지는 등 불편이 따른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한편, 한국민속촌은 전반적으로 턱이 없어 유모차와 휠체어 이동에는 좋았으나, 흙길이라 비가 오거나 언 땅이 녹을 때는 바퀴가 빠지는 불편이 따랐다. 흙길 외에 물 빠짐을 고려해 모래로 보강한 곳은 바퀴가 더욱 쉽게 빠졌다. 또 커다란 휠체어 바퀴와 휠에 진흙이 묻어 옷과 가방 등이 지저분해졌고 실내 시설 관람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INFO 용인 한국민속촌
입장료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7000원, 아동 1만5000원(장애인은 본인에 한해 아동 요금 적용)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주말ㆍ공휴일은 6시 30분까지)
주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 90

출처 : 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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