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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능으로 확대되는 유니버설디자인, 기대 속 우려 왜
편의지원센터
2020-02-25
5905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
문화재 훼손 우려도…장애인 우선 고려 필요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궁과 능, 유적지 관람에 차별이 없도록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을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쉽게 말해 궁궐과 능, 유적지를 관람할 때 장애가 없도록 구조 등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궁과 능으로 확대된 서비스에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의 총 예산은 확정된 바가 없지만 올해는 5억원이 투입된다. 덕수궁과 태릉에 우선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창경궁 '무장애공간 조성사업'(보행시설정비, 문화재 촉각모형제작 등) 및 선정릉 '유니버설디자인 안내체계 개선사업'(유니버설 디자인 안내판 설치 등)을 완료하고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선정릉 종합 안내판 [사진=문화재청]

현행 문화재보호법 상 문화재 공간은 장애인 편의법에서 제외되는 시설이다. 그렇지만 이번 정부는 장애인 시설에 대한 복지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정책에 방점을 두고 있다. '궁능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공간 조성사업' 역시 정부혁신 과제로 국민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향유하는 유적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안성준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설디자인환경부 팀장에 따르면 한국장애인개발원은 2018년과 2019년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21개 조선왕릉의 무장애 공간 연구를 맡았다.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제출했고 이를 기준으로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발표를 마쳤다.

안 팀장은 "연구를 수행하면서 문화유적지의 시각적 부분을 신경 쓴다. 문화 유적지에서는 해설 서비스가 진행되고, 동선이 있다. 이 동선에 한해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파이프 형태로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촉감으로 이동 방향을 제안하기 때문에 문화재 공간에서 눈에 띄는 점자블록보다는 심미적으로도 낫다. 해외에서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장실과 매표소는 문화재가 아니다. 문화재를 이용하기 위한 부속건축물이다. 현재 이 시설들도 장애인편의법 대상에 포함되도록 개정법이 상정돼있다. 지난해 12월 23일 김명연 의원실에서 접수했으며 소관위 심사에 제출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창경궁 경사로 [사진=문화재청]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과 연령, 언어, 장애에 차별 없이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설계다. 직관적이고 편리하고,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어야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궁과 능으로 확장된다는 소식에 사회 소수층도 반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 

김훈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정책팀 선임연구원은 실제 궁과 능에 가보면 시각장애인이 혼자 관람할 수 없는 체계라고 지적한다. 어느 위치에 어떤 유물이 있는지 구분하기 어렵고 점자 안내와 점자 책자 비치도 늘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훈 선임연구원은 "선릉에 지난해 시범적으로 '유니버설디자인 안내체계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점자블록 1개가 그냥 바닥에 박혀있는데 1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제가 선릉 가서 투어를 혼자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거다. 편의시설이 띄엄띄엄 있고, 화장실에 가려고 해도 안내 점자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애인 단체도 위원회로 들어가 논의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문화재청,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의견을 반영하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하다"며 "문화재라는 특수 공간에 장애인이 요구하는 점자블록을 곳곳에 설치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유니버설 디자인, 베리어프리를 감안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경궁통명전모형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에 외부 디자인을 설정하거나 덧붙이는 경우 '훼손'이라는 논란도 따라올 수 있다. 이를 잘 풀어야 하는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의 숙제다. 익명을 요구한 척추장애인은 "문화재 보존위원회와 계속 부딪힌다. 그들은 '문화재는 보존해야 한다. 흠집을 내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는 계승·발전시켜야 하는데 우리는 계승만 생각할뿐 발전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장애인은 한 곳이라도 제대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아쉬어했다. 그는 "궁과 능에 가면 힐링도 되고 정서적으로 큰 도움을 받는다. 장애인 중 80~90%가 비장애인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비장애인이 느끼는 정서적 포근함을 다 아는 사람들인데, 장애인이다 보니 이제는 이전과 달리 느낄 수가 없다"면서 "이러한 사업을 펼칠 때는 대상의 깊은 내막을 헤아리길 바란다. 보여주기식 사업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궁과 능을 비롯한 문화 관광지의 안전에 대한 요구도 있다. 복수의 장애인들은 "우리를 위한 서비스로 모든 것을 자동화, 기계화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휠체어에 탄 채 키오스크에 팔도 닿지 않는다. 비장애인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탄 아이들은 소비자로 보지도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궁과 능에 장애인을 위한 장치를 설치해놔도 쉽게 궁과 능에 갈 수가 없다. 이러니, 문화재 관련자들은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해도 장애인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왜 가지 못하는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뉴스핌

해당 기사링크 : http://www.newspim.com/news/view/202002210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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