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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 등 늘렸지만…‘그림 투표용지’ 도입 등 과제 여전 [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 ④]
편의지원센터
2020-04-13
7259

장애인의 투표

 

한 장애인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의 제21대 총선 장애인유권자 참정권 보장 정책간담회에서 마우스피스형 특수기표용구를 이용해 투표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한 장애인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의 제21대 총선 장애인유권자 참정권 보장 정책간담회에서 마우스피스형 특수기표용구를 이용해 투표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사전투표소 93% 1층이나 승강기 있는 곳에 배치 
점자투표 방식도 개선…투표율 높아질지 주목
전 사회적 장애인 인식 개선 선행 등 노력 필요
 

시청각장애인 박관찬씨(33)는 2016년 총선에서 투표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 그는 장애인들이 ‘한 표’를 행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투표 장소를 알기 힘들고, 안다 해도 이동이 쉽지 않다. 박씨는 9일 “투표장에는 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이 없어 신분증 확인 요구조차 알아들을 수 없었다”며 “어렵게 접수는 했지만 투표 방법에 대한 설명도 알아듣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박씨뿐 아니라 대다수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문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5 총선에서 장애인들의 투표 접근성 문제 해결에 나선 이유다. 선관위는 지난해부터 투표소 예정 장소를 전수조사했고, 장애인 등 이동 약자를 위한 투표소를 추가 확보했다. 수어 통역을 위해 영상통화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 장애인 투표율이 높아질지 주목된다. 

 

■ 투표장 가는 길도 험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에 따르면 장애인들 대다수는 선거 정보부터 얻기 힘들다.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점자형 선거공보의 경우 분량 제한으로 후보자들의 범죄경력 등 기본적인 소개를 싣는 데 그치며 자세한 공약을 넣기 힘든 것이다. 한국장총 측은 “점자 공보물은 통상 일반 공보물보다 더 많은 분량이 필요한데, 현행법은 일반 공보물의 면수 이내로 분량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표장까지 가는 길도 험난하다. 장애인들은 사전투표를 많이 이용하는데, 2018년 지방선거 당시 3500여곳의 사전투표소 중 700여곳은 승강기가 없어 접근이 힘들었다. 점자유도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 진입이 힘든 곳도 상당수였다. 일부 투표소는 진입로 경사가 심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들어가기 힘들었다.  

투표소에 들어와도 힘겨웠다.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문제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수어 통역이 필요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의 경우 투표장 1만여곳에 338명 정도만 배치됐다. 투표사무원들이 투표보조용구 보관 장소를 알지 못해 투표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 접근성 향상될까  

장애인들이 느끼는 투표 고충은 오래된 문제다. 국회는 8차례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장애인들의 투표 접근성을 보완했다. 1960년 장애인을 위한 ‘2인 투표보조’를 법적으로 허용했으며, 1992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투표지와 투표보조용구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선관위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각 지역 장애인단체들과 함께 투표소 예정 장소 전수조사를 벌였다. 현재 사전투표소 3500곳 중 3265곳(93.3%)을 1층이나 승강기가 있는 곳으로 배치한 상태다. 2018년 지방선거에 비해 370여곳 늘어났다. 선거 당일 투표소는 전체 99.1%인 1만4201곳이 이동 약자를 배려해 선정됐다. 

 

[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④수어통역 등 늘렸지만…‘그림 투표용지’ 도입 등 과제 여전


수어 통역사도 늘렸다. 지난 지방선거보다 70여명 늘어난 401명의 수어 통역사가 투표소에 배치될 예정이다. 다만 전체 투표소에 대비하면 크게 부족해 이번 총선에서 영상통화를 이용한 수어 통역을 새로 도입했다. 청각장애 유권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정된 수화통역센터로 영상통화를 걸면, 대기하고 있던 통역사가 도와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200여명의 수어 통역사가 추가 지원될 예정이다. 

선관위는 현재 팔을 사용할 수 없는 유권자에겐 입에 끼는 ‘마우스피스형’ 기표용구를, 손을 사용하기 힘든 이들에게는 손목에 끼는 기표용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점자형 투표보조용구를 회수하는 봉투도 마련했다. 점자형 투표보조용구는 각 정당 이름이 점자로 쓰여 있고 기표란이 뚫려 있어 투표용지 위에 겹쳐놓고 사용하는 도구다. 하지만 기표 과정에서 잉크가 보조용구에 묻고, 이를 다른 이들이 보면 해당 유권자가 찍은 후보를 알게 된다. 선관위는 투표가 끝난 뒤 보조용구를 별도의 봉투에 담아 회수해 노출 위험을 줄일 방침이다. 

 

■ 참정권 확대를 위한 과제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 참정권 확대를 위한 과제를 지적했다. ‘그림 투표용지’ 마련이 대표적이다. 발달장애인 등이 정당과 후보자를 알아보기 쉽게 하려면 투표용지에 후보자 얼굴이나 정당 로고를 담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 측은 “사진 게재에 따른 후보자별 유불리 논란, 예산 소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으로 결정할 사안”이라 밝혔다.  

투표소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장애인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투표소로 지정되는 시설은 주로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시설인데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가급적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진 장소를 투표소로 확보하려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사회기반시설 자체의 장애인 접근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동기획> 

[정치 약자들의 힘겨운 총선]④수어통역 등 늘렸지만…‘그림 투표용지’ 도입 등 과제 여전
출처 : 경향신문

해당 기사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092154005&code=9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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