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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위해 국가가 할 일은 일자리 찾아주기”
편의지원센터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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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지원과 신인교 주무관 

신인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지원과 주무관이 지난 16일 자신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기획해서 인재개발원 과천분원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다.  김기남 기자

신인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지원과 주무관이 지난 16일 자신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기획해서 인재개발원 과천분원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일을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사무실 문턱이 사라지고, 출입구의 폭이 넓어진다. 경사로가 만들어지고, 층마다 장애인 화장실이 생긴다. 점자블록이 설치되고, 음성 안내 서비스가 제공된다.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이 모두를 위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신인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지원과 주무관(42·기술직 6급)은 지난 16일 인재개발원 과천분원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지난해 40년 된 인재개발원 과천분원 건물에 처음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고 말했다. 신 주무관이 근무하는 3층짜리 업무동 건물에는 그가 이곳에 오기 전까지 엘리베이터가 없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곳을 방문한 모든 장애인은 리프트를 타고 이동했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도 1층 한 곳에만 설치돼 있었다. 

30세 때 사고로 하반신 마비
경력 공채 임용, 시설관리 맡아
80년대 지은 불편한 건물에
장애인용 승강기·화장실 설치
“찾아보면 일할 곳 충분히 있어”
 

신 주무관은 하반신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다. 2008년 1월 불의의 사고로 척추가 골절됐다. 30년간 비장애인으로 살아왔던 신 주무관의 삶은 그날 이후 중증장애인의 삶으로 바뀌었다. 이전까지 자동차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그는 사고 이후 공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장애인’ 하면 뭔가 굉장히 불쌍해 보이고, 다가가기 어려운 나와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지요. 막상 장애인이 되고 나니까 제가 갖고 있던 편견들이 걱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어, 내가 장애인이 됐는데 이제 사람들이 나를 불쌍한 사람으로 보면 어떡하지’ ‘나를 무섭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것 같습니다.” 

신 주무관은 근로복지공단에서 1년, 조달청에서 일반행정직으로 3년을 근무했다. 그리고 2014년 인사혁신처의 공업직 공무원 경력경쟁 시험에 응시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지원과 기술직 6급 공무원이 됐다. 현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 5개동 건물 시설 및 설비 관리가 모두 신 주무관의 몫이다. 진천본원은 배리어 프리(barrier-free·장애물이 없는 환경) 형태로 신축됐다. 신 주무관은 본원 신축 업무도 담당했다. 

반면 40년 전 지어진 과천분원은 장애인에게 친절한 건물이 아니다. 1980년대에는 건물 내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라는 법정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랬던 과천분원도 이곳의 유일한 중증장애인인 신 주무관이 근무하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신 주무관은 제일 먼저 엘리베이터를 자랑했다. “제 자랑인데 제가 예산을 받아서 직접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했습니다. 저를 위해 엘리베이터 및 화장실 설치공사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곳에 교육받으러 오는 장애인 공무원분들이나 외부에서 온 장애인분들이 리프트를 타고 불편하게 이동해야 하는 것을 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해 어렵게 예산을 받아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화장실도 3층에 추가로 만들었다.

중증장애인이자 공무원인 그가 생각하는 ‘국가가 장애인 일자리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장애인이 근무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다. “장애 유형이나 장애 정도를 떠나 장애인들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습니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일할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노력은 많이 부족합니다. 찾아보면 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곳은 충분히 있거든요. 그런 업무들을 찾아내 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또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 역할인 것 같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해당 기사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192131025&code=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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