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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미, 열린관광지를 가다 ⑦] 일관성 없는 지도, 음성 안내 버튼 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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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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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관광 약자의 관점에서 방문한 열린관광지 아산 외암마을.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 불리는 아산 외암마을은 국가 민속문화재 제236호. 조선 시대부터 예안 이씨가 정착해 집성촌의 되었고 성리학자인 외암 이간 선생이 살면서 ‘외암마을’이 되었다. 2018년 열린 관광지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외암마을을 관광 약자의 관점에서 돌아보았다.


주차장에서 매표소 가는 길에 큐알 코드가 첨부된 ‘외암민속마을 종합안내판’이 있다. 오른쪽으로 90도 정도 몸을 돌리면 실제 외암마을을 하늘에서 찍은 듯 조감도 형태의 ‘아산 외암마을 종합 안내도’가 크게 설치되어 있다. 안내판 두 개가 지척에 있는데 각 안내판의 장소 번호가 상이해 혼란스럽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주차장에 설치된 선형지도.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지도의 통일화와 방위표시, 이정표 정비가 시급


이제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외암마을 관광 지도를 보며 본격적인 외암마을 탐방을 시작해보자.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차량과 동선이 엉키는 외암마을 관람로.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외암마을에서 만나게 되는 지도는 Ⓐ 주차장의 선형 ‘외암민속마을 종합안내판’ Ⓑ 주차장의 조감도형 ‘아산 외암마을 종합 안내도’ Ⓒ 관광안내소 옆의 ‘아산 외암마을 열린 관광지 촉지형 관광안내판’ Ⓓ 관광안내소에서 배포하는 ‘아산 외암마을 안내지도’ Ⓔ 마을 안쪽의 세움 간판 형식의 외암마을 지도로 총 다섯 가지이며 모두 주요 관람 장소를 번호로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도마다 같은 장소를 알려주는 번호가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외암마을의 참판 댁이 Ⓐ는 15번 Ⓑ는 16번 Ⓒ는 19번 Ⓓ는 20번 Ⓔ는 8번이며 모든 지도에는 방위표시가 없다. 매표소 벽에는 외암마을을 재미있게 관람하는 방법이 적혀있는데 네 번째가 흥미롭다.

‘외암마을은 독특한 마을 길로 옛날에 엿장수도 엿을 팔러 왔다가 나가는 길을 못 찾아 헤맸다’라는 것이다. 현대의 엿장사도 길을 잃을 만하다. 비장애인이 아닌 휠체어 사용자, 유모차 사용자, 임산부, 어린이, 노약자 등 관광 약자로서는 힘든 일이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열린관광지 촉지 안내판의 음성안내 버튼은 고장이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해설사도 모르는 열린 관광지, 외암마을

반석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아산 외암마을 열린 관광지 촉지형 관광안내판’이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열린 서비스의 하나로 열린 서비스 내용을 픽토그램으로 표시해 관광 약자의 시설 이용에 도움을 준다.

안내판에는 ‘무장애 동선’이라 하여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 가능한 길을 붉은색 동선으로 표시하고 있다. 물론 일부 구간은 동반자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외암마을의 민속 놀이 중 전통 그네 타기.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파란색 동선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으나 경사로 등이 있어 많이 불편할 수 있는 구간이다. 붉은색 무장애 동선은 주차장에서 현 위치까지이고, 나머지는 모두 파란색이니 외암마을의 전체 구간 중 무장애 동선은 10%도 되지 않는다. 안내판 오른쪽 아래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 버튼이 있지만, 현재 고장 나 있다. 


옆쪽에 자리한 관광안내소에 근무 중인 문화관광해설사는 열린 관광지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관광 약자를 배려한 열린 관광지 지도가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촉지 안내판을 사진 찍을 수도 있지만 크기가 크고 햇빛이 반사되어 잘 찍히지 않는다. 안내소에 외암마을관광지도는 비치, 배포 중이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외암마을 연엽주.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그네타기, 투호 놀이, 디딜방아 등 전통문화 체험시설 다양

반석교를 지난 다음 왼쪽으로 꺾어 외암천을 따라가면 외암마을 민속관과 계층별 가옥이 모여있다. 민속관에 탈곡기 등 농기구가 전시되어 있고 홍보관은 50석 규모의 상영관이 있어 외암마을 소개와 국가 민속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13분짜리 홍보물을 볼 수 있는 시설이다.

상시 상영이 아니라 관리사무소 상영요청을 해야 시청할 수 있는 점이 불편하다. 상류층, 중류층, 서민층의 가옥 구조와 배치, 설명판 등을 보고 외암마을을 돌아보면 외암마을 이해에 도움이 되니 이곳 민속관을 먼저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중류층 가옥 앞에서 투호놀이를 할 수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휠체어 사용자의 경우 상류층 가옥은 대문을 지나 첫 번째 마당까지 갈 수 있으나 그 이상은 한옥 구조상 힘들고, 중류층 가옥은 대문 앞턱이 높아 내부 진입이 힘들며, 서민층 가옥은 마당까지 접근할 수 있다.


중류층 가옥 앞 마당에는 멍석이 깔려있고 투호 놀이가 준비되어 있어 가족 동반 또는 연인들이 투호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 외에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의 경우 한국전통 그네를 탈 수 있는 곳이 두 곳 있고, 연자방아를 구경하거나 디딜방아를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다. 

또한 외암마을 체험 공간에서 한지 등 만들기, 연꽃 색칠, 한지 연필꽂이, 부채, 한지 수첩 만들기, 율무 팔찌 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가격은 8천 원에서 1만2천 원 선이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 중인 여타 체험행사를 고려하면 어린 자녀 동반 여행의 즐길 거리와 체험 거리 콘텐츠는 다양한 편이다. 어르신의 경우는 충남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연엽주를 만들고 판매하는 장소가 흥미로울 수 있다. 쌀, 누룩, 연잎으로 빚은 전통술로 과거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품이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아산시 문화유산과에서 휠체어와 유모차를 대여할 수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외암마을 내에 장애인 사용 가능 화장실 없어

화장실 문제도 짚어 볼 부분이다. 외암마을에는 화장실이 지도상 4곳, 실제로는 5곳이 있다. 이는 주차장 화장실, 아산시 문화유산과 화장실(휠체어, 유모차 대여소 옆), 관광안내소 옆의 화장실, 초가삼간 옆 화장실, 외암사당 인근 화장실이다. 이중 장애인 화장실은 주차장 화장실, 아산시 문화유산과 화장실, 관광안내소 화장실 등 3곳이다. 

주차장 화장실은 남녀 구분의 장애인 화장실로 휠체어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 아산시 문화유산과 화장실은 다른 화장실에 비해 깨끗하고 휠체어 사용자 이용시설이 구비되어 있으나 ‘관계자외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어있으며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았다. 


관광안내소 화장실은 점형 블록과 선형 블록, 경사로가 설치된 남녀 공용의 장애인 화장실이나 자동문 스위치가 ‘계속 사용 중’으로 고장 나 있고 문이 열리지 않으며 장애인 화장실 표지가 뜯겨 있어 사용치 못한다. 나머지 두 곳의 화장실은 비장애인 화장실이다. 

결국, 5곳의 화장실 중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매표소 밖 주차장에 있는 화장실 한곳 뿐, 매표 후 외암마을에 들어서면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부재하다. 외암마을의 규모와 길 찾기 동선을 고려해볼 때 불편이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외암마을 화장실에는 비상용 벨과 세정제가 없고 열린 관광지 화장실 시설인 화장실 입구의 안내표시 점자 표시판, 내부의 광감지식 세정장치, 냉온수 점자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 

관광 약자 배려 시설과 정보 전달 취약해
그 외 휠체어 바퀴에 바람이 충분치 않아 휠체어를 밀고 가는 사람이 불편하고 노면 거친 곳이 제법 있어 바퀴가 빠지기도 한다. 이때 외암마을 민박객이나 현지인의 차량과 골목길에서 만나면 난감하다. 

오병석 가옥 등 일부 안내판은 금속 재질인데 음각으로 새긴 후 검은색을 넣어 글자가 선명히 보였을 터이지만 현재는 검은색이 모두 사라져 글씨를 읽기 어렵다.

외암민속마을 보존회 뒷마당 쪽에 유아 쉼터(Baby Care Room) 표지판이 있는데 아기 침대와 기저귀 교환대, 소파, 정수기, 공기청정기, 세면대, 화장실 등 제법 시설이 좋지만, 일반 관광 안내지도에 모유 수유실로 표기되어 있다. 

열린 관광지 촉지형 안내판 등 다른 지도에서는 찾기 어려운 편이니 유아 쉼터, 수유실, 영상상영관, 장애인 화장실 등 관광 약자에게 관련된 시설은 사용대상자인 관광 약자에게 그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어야 한다. 

TIP
외암마을 입구에서 반석교를 지나 왼편으로 계층별 가옥을 보러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오른쪽은 경사 10°~11° 정도의 비탈길이며 왼쪽은 ‘외암민속마을보존회’라는 현판이 걸린 집 입구다.

얼핏 보면 보존회의 공간으로 막힌 구조이며 외부인이 접근할 수 없어 보이는데 휠체어와 유아차 사용자는 왼쪽 보존회 길을 권한다. 굴곡이 적은 평지길이며 안쪽에 유아 쉼터가 있다. 또 보존회 마당을 통과하면 체험장이 나오고 오른쪽 비탈길과 합류하는 통과형 동선이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다수 있다. 사진 / 이동미 여행작가


INFO 아산 외암마을 

설화산 동남쪽 기슭에 자리한 외암마을은 500년 전인 조선 명종 때 형성된 마을로 배산임수의 구조이며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형태의 지형에 자리 잡고 있다. 
주소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9번길 13-2
문의 대표전화 041-541-0848, 관리사무소 041-540-2654, 관광안내소 041-540-2110
휴일 : 연중무휴 

출처 : 여행스케치

해당 기사링크 : http://www.ktsketc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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