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5일은 '흰지팡이의날'
평등한 사회로 가는 첫 걸음
"시력만 다소 불편 할 뿐이에요. 직업을 갖고, 업무를 보고, 춤이나 노래 등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까지 비장애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어요. '장애인은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다'라는 편견, 이제는 깨졌으면 합니다."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지정한 '세계 흰 지팡이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광주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평생교육팀장 작함으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시각장애인 1급 문정관(58)씨는 "앞이 보이지 않을 뿐, 빛나는 인생을 사는 건 똑같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광주 남구 사동에 위치한 광주시각장애인복지관 사무실. 시각장애인 전용 입력장치 '한소내'를 이용해 문서 작업을 하고 있는 문씨의 손이 분주하다. 깨알처럼 촘촘한 점자가 가득한 키보드를 피아노 연주하는 것 마냥 능숙하게 다룬다. '뚝딱뚝딱' 작업하기를 몇 분, 방금 문씨가 입력했던 점자가 음성으로 안내된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문을 닫았던 복지관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정상 운영되면서 새롭게 시작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중이었다.
"신기하다. 대단하다"는 기자의 반응에 "비장애인 직장인들이 문서 작업을 한다고 해서 신기해하지 않듯 나도 그저 평범한 일을 할 뿐"이라고 답했다.
복지관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복지사 문정관씨는 지역 시각장애인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점자 교육은 물론 인문학 강의, 댄스, 요가, 볼링, 탁구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영위하는데 다소 부족한 손을 보태고 있다. 문씨는 "탁구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휩쓸거나 볼링 점수가 200점이 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타악기 연주, 율동 등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이들도 꽤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론 장애의 한계 탓에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거나 사회적응에 힘들어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곳 복지관은 그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에 한 발 더 나아가는데 길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씨는 장애인을 향한 염려와 편견만 사라진다면 살기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소망했다. 장애인은 수동적이고 의존적일 것이라는 편견, 늘 도움을 줘야 한다는 무조건적인 연민에서 벗어나 모두가 동등한 사회야말로 진정한 참세상이라는 것이다. 인도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볼라드와 각종 장애물, 엉뚱한 점자블록 등을 바로 잡는 일부터가 평등한 사회의 시작이라고도 했다.
그는 "혈압이나 당뇨 등 질병을 갖고 있는 등 우리 모두는 하나씩 장애를 가지고 산다"면서 "장애인은 그저 비장애인과 다소 다른 삶의 궤도를 가졌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흰 지팡이는 동정, 무능의 상징이 아니다. 자립과 성취의 상징이다'. 흰 지팡이의 날 선포문의 문구를 다시금 되새겨본다.
출처 : 무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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