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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줄어든 차로에…광화문서 길 잃은 운전자들
편의지원센터
2021-03-19
4066

 [앵커]


지난 6일부터 광화문광장의 서측 도로가 폐쇄되고 동측 양방향 통행이 시작됐습니다. 현장을 찾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통행에 크게 지장이 없는 걸로 분석돼서,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밀착카메라가 보고 온 모습은 달랐습니다. 시민들은 우왕좌왕했고, 실랑이도 이어졌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광화문 광장 도로 한쪽에서 흰색 차 한 대가 급히 후진합니다.

자전거가 가까스로 비켜 가고, 운전자는 결국 불만을 쏟아냅니다.

[여기 안내판이라도 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뭐예요, 이게. (해 놨잖아요, 바닥에.) 그게 제대로 보였으면 여기로 오겠어요?]

방금 보신 차가 헤맨 곳, 바로 이 길입니다.

원래 뻥 뚫려있는데 지금은 이렇게 앞으로 못 가게 막아놨습니다.

그래서 제 뒤로도 차들이 이쪽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돌아서 나가고 있는 건데요.

광장 공사 때문인 건데, 혼란은 없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광장 입구에 긴 줄이 생기고, 운전자들은 당황합니다.

[(여기 우회전 안 되는 거 아셨어요?) 아…몰랐는데요. 한 1.5배 이상 막힌 것 같아요.]

[(어느 방면으로 가세요?) 남산3호터널이요. 많이 막히네요. 한 20분 더 걸린 것 같아요.]

교통 관리를 하는 시공사 인부에게 길을 묻습니다.

[아저씨, 어디로 나가야 돼요? 청사 말고! (우회전! 우회전!)]

취재진에게도 도움을 요청합니다.

[어 좀 당황스럽네요. 이거 어떻게 해야 돼요? 어디로 가야 되나요, 저?]

길을 잘못 들었다 의도치 않게 역주행을 하거나, 두 바퀴를 뺑뺑 돈 사람도 있습니다.

[광화문 건너가야 하는데 어제부터 지금 난리예요. 길을 미리 알려주셔야 하지 않나요? 시청 쪽으로 가야 하는데 어제도 5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걸렸거든요.]

지난 6일부터 서쪽 5개 차로가 폐쇄됐습니다.

기존 편도 5차로였던 동측 도로를 양방향 7차로로 바꿨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광장을 넓히고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입니다.

이 길이 사직로에서 광화문으로 들어오는 방향입니다.

이쪽은 율곡로에서 진입하는 지점인데요.

보시면 두 구간에서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는 차량 모두 이 동측도로로 합류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도로 곳곳에서 안내를 하고 있지만, 내비게이션을 보고 운전하던 사람들은 헷갈려합니다.

[당황스럽지. 내비에는 알려주는데 길이 없고 돌아가야 하니까.]

지금 내비가 여기에서 우회전하라고 하는데요, 서측 도로가 막힌게 반영이 안 돼서 그렇습니다.

저희는 조금 더 앞으로 가서 우회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면 공사 전에는 이 방향으로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아예 이쪽 길은 안내도 안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면상으로만 보면 저희는 지금 역주행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중교통을 타는 시민들도 평소보다 걸음을 재촉합니다.

[김모 씨/서울 불광동 : 공사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설명이 제대로 안 돼 있어서요.]

[이태섭/경기 용인시 : 광역버스로 출근하고 있어요. 평소보다 한 10분 정도는 더 길어진 것 같아요.]

보행자가 다니는 길도 공사장 가림막을 세워둬 좁아졌습니다.

공사장 안전 펜스가 점자블록 위에 설치돼 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 여긴 아예 블록이 파손돼 있습니다.

보행자가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폭이 1m  정도 밖에 안됩니다.

[장유경/서울 필운동 : 날 좋으면 계속하더라고요, 공사를. 그런데 자재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어서 다쳤을 때도 있었고.]

10년 동안 산 주민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문정희/서울 청운효자동 : 교통체증은 물론이거니와 공기의 질도 상당히 나빠지게 돼요. 그리고 주작대로 개념에 의해서 남북으로 쭉 뻗은 도로를 만들었어요. 근데 그걸 함부로 고치는 거잖아요?]

시민들 의견은 분분합니다.

[박진욱/서울 홍은동 : 광장 만들어서 시민들한테 더 좋은 기회가 제공이 되는 거잖아요. 저는 좋게 보고 있습니다.]

[권성택/경기 의정부시 : 여기 또 집회 많이 하겠다 그런 생각도 하고, 차 많이 막히겠다 넓었던 도로가 좀 줄어드니까.]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졸속 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며 무효확인소송을 냈습니다.

[윤은주/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간사 : 예산 낭비이지 않나.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고 난 뒤에 시민들과 함께 논의를 거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공사로 시민들은 당분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뜯어 고쳐지는 광장을 보며 피로감도 쌓이고 있을지 모릅니다.

'사람이 중심인 진짜 광장'. 공사장 곳곳에 이렇게 써 있습니다.

이 말,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 걸까요.

(VJ : 박선권 / 영상디자인 : 최수진 / 인턴기자 : 이명현)

출처 : JTBC뉴스
해당 기사링크 :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996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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