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산하 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2020년 10억원 들여 개발
네비 안내 따라 서울역 3층에서 KTX 승강장까지 이동
"향후 비장애인 교통약자 수요까지 반영해 발전시킬 것"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실내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며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함께 서울역 역사 내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사진 = 박홍주 기자]
"2미터 앞에서 오른쪽으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걷는 도중 무선 이어폰 너머에서 들리는 안내 음성을 따라 말하곤 했다. 장애인들이 실내에서도 길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네비게이션의 음성 안내를 받아 서울역 역사 내부를 이동하던 중이었다. 김 의원은 3층 화장실 앞에서부터 출발해 1층 KTX 13·14번 승강장을 찍고 다시 3층으로 되돌아왔다. 2층에서는 100미터 가량을 가로질러 반대편 계단으로 올라갔다. 스마트폰에 깔린 실내 네비게이션 어플이 몇 미터 앞에서 어느 방향으로 돌아가는지를 실시간으로 안내했다. 노란색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을 따라 한 걸음씩 걸어 역사를 한 바퀴 도는 데에는 30분 정도가 걸렸다.
29일 오전 10시 서울역 역사 3층에서 김 의원을 비롯한 시각장애인 3명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지체장애인 5명은 실내 네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해 서울역 내부를 이동하는 체험을 했다. 두 의원 외에 손영호 장애인고용안전협회(장고협) 회장과 장고협 측에서 선발한 5명이 참여했다. 실내 네비게이션 서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국책 R&D 사업으로 지정해 산하 지능정보사회진흥원(진흥원)이 2020년 연구과제로 10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오전 10시 15분께 3층 회의실에서 나온 김 의원은 네비게이션에 관한 설명을 듣고 어플이 설치된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을 착용했다. 발걸음이 빠른 김 의원은 앞서 출발한 다른 장애인 참가자들과 간격을 유지하느라 잠시 멈췄다가 걷기를 반복했다. 네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혼선이 생기기도 했다. 네비게이션의 실시간 안내와 실제 위치가 미묘하게 불일치할 때는 관계자들이 방향을 안내했다. 김 의원은 이동 중에도 수시로 네비게이션 개발 업체 측 관계자와 대화하며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해당 서비스의 강점과 보완점을 얘기하며 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지속적인 발전을 당부했다. 김 의원은 "△안드로이드 뿐 아니라 iOS를 통한 접근성도 높이고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도 편리하게 이용케 하고 △흔들림 등으로 인한 오차를 줄여달라"는 당부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연구로 끝내는 게 아니라 당사자의 참여와 피드백으로 더 좋은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휠체어를 타고 네비게이션을 체험한 이 의원은 "기술 개발 단계이니 미흡한 점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첨단기술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평가했다.
행사를 주최한 장고협 측은 "장애인의 출퇴근 등 경제활동과 사회참여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개발한 휴먼케어의 채희정 총괄팀장은 "진흥원의 의뢰로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아직 보완하고 발전시킬 점이 많다"며 "오늘 참석하신 분들이 주신 피드백도 반영해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채 팀장은 "원래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고안했지만 지체장애인들도 도울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며 "노약자나 영유아 동반자 등 비장애인 교통약자들의 수요도 많으니 계속해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출처 : 매일경제
해당 기사링크 :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1/04/415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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