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엉뚱하는 곳 유도로 안전 위협/필요한 책자에는 없어 ‘정보난’
“실태점검 및 지속적인 예산투입 절실”

26일 대전 대덕구 한 횡단보도 옆 점자블록 위에는 커다란 가구들이 방치돼 있다. 신성재 기자 

​

26일 대전 서구 둔산동 한 도로의 점자블록에 균열이 나 있다. 신성재 기자

점자블록에 대한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설치된 안내 도구지만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점자블록을 따라가다 보면 도로 한복판이 나오는가 하면 정작 필요한 지점에선 파손되거나 마모돼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4월부터 2020년까지 민원분석시스템에 접수된 ‘점자블록’ 관련 민원은 2847건에 달한다. 이는 그 이전 2015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3년간 접수된 1672건에 비해 1.7배 높은 수준으로 점자블록 정비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유형별로 보면 점자블록 파손·훼손 1257건, 불법주차 차량 및 다른 시설물이 점자블록 침범 603건, 점자블록 미설치 지역에 신규 설치 요구 596건, 잘못 설치된 점자블록 재설치 요구 325건 등이다.

점자블록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잘못 설치되거나 파손된 점자블록이 방치될 경우 안전사고를 야기할 수도 있는 만큼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민원인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방향의 지표가 되는 선형블록이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다”며 “한 네거리에 설치된 선형블록이 왕복 11차로를 향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이니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전도 점자블록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지역 일부 보도에선 점자블록의 심각한 파손·마모는 물론 대형폐기물이 버젓이 방치돼 있는 경우도 포착됐다. 26일 대덕구 한 횡단보도 옆 점자블록 위는 커다란 가구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서구 한 횡단보도 앞 점자블록의 경우 상당히 훼손돼 교체가 시급해 보였다.

점자블록 민원이 잇따르자 권익위는 지자체별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신고 건에 대해 즉각 조치하도록 했다. 또 점자블록 미설치 지역을 해소하고 기준 미비 및 방향 유도에 오류가 있는 점자블록을 재설치토록 하는 한편 점자블록 실태조사 범위를 확대하도록 관계기관에 통보한 상황이다.

비단 ‘점자’ 문제는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안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책이나 시정 등을 담은 안내책자는 점자로 제작된 경우가 드물어 이들의 정보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의 한 공유공간 직원 A 씨는 “저희 공간에는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을 담은 안내책자가 제공돼 비치하고 있는데 점자로 제작된 책자는 거의 없다”며 “코로나19 이후 학교 수업이 축소된 상황에서 시각장애인 분들이 상당히 많이 찾아오신다. 특히 안내책자를 이용하시려는 분이 많은데 점자가 없어 불편하다고 말씀하신다”고 귀띔했다. 이어 “예산이 많이 투입될 수도 있지만 정보소외계층을 없애기 위해서 점자 안내책자 보급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금강일보 

해당 기사링크 :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49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