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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블록 위 '킥보드·자전거'…시각장애인 '공포 장애물'
편의지원센터
2021-06-25
2763

점자블록 위 마구잡이 주차로 넘어질 위험, 외워둔 길 이탈하기도

경고음 없이 빠르게 휙, 조심히 걷는 시각장애인들은 공포로 느껴

단속이나 처벌 강화 보다는 인식 개선 필요, 점자블록 방해는 피해야 

대구 중구 2·28 공원 근처 인도에 공유 킥보드가 점자블록 위에 주차돼 있다. 윤정훈 기자

 

대구 중구 2·28 공원 근처 인도에 공유 킥보드가 점자블록 위에 주차돼 있다. 윤정훈 기자

중증 시각장애인 김모(40) 씨는 지난 주말 마트에 가던 길에 넘어져 큰 부상을 당할 뻔 했다. 평소 지팡이로 점자블록을 짚으며 길을 걷는데 하필 그곳에 공유 킥보드가 넘어져 있었던 것. 그동안 점자블록 위에서 장애물을 만난 적이 없어 안심하고 길을 걸었던 터라 갑자기 나타난 킥보드에 재빨리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 씨는 "킥보드가 엉뚱한 곳에 내버려져 있거나 길 한 가운데에 놓여있어 걸려서 넘어지는 일이 잦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위에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있으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킥보드·자전거 등 공유 교통수단이 시각장애인 안전 보행을 위협하고 있다. 마구잡이 주차로 인도 위 점자블록을 막는 것은 물론 소리 없이 쏜살처럼 지나가는 탓에 시각장애인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점자 블록을 막는 킥보드에 부딪혀 지팡이가 휘어버리거나 평소 외워둔 길을 벗어나 진땀을 빼기도 한다.

시각장애인 주모(28) 씨는 "시각장애인들은 목적지로 가기 위해 길을 암기하는데 킥보드나 자전거를 피하느라 길을 이탈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러면 방향 전환도 어렵고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애를 먹는다"며 "학교 강의를 들으러 가던 중 접이식 지팡이가 자전거나 킥보드에 부딪혀 휘어버리는 바람에 지팡이 없이 목적지를 찾아가느라 수업에 늦은 적도 있다"고 했다.

별다른 청각 알림 없이 빠른 속도로 인도에서 주행하는 상황 역시 공포로 다가온다. 경고음도 없이 스치는 바람 소리에 시각장애인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땅한 대처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 등을 점자블록 위에 주차한 운전자에겐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점자블록 위에 자전거가 주차돼 있어도 운전해 온 사람을 추적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난 5월 13일부터 현재까지 대구시내에서 적발된 점자블록 주차 단속은 한 건도 없다.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단속이나 처벌 강화보다는 시민의식 변화가 중요하다"며 "공유 교통수단 운전자들이 장애인 주차 공간처럼 점자 블록도 장애인을 위해 항상 비워야 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보를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 활동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출처 : 매일신문
해당 기사링크 : https://news.imaeil.com/NewestAll/202106211624593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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