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앞 사라진 점자블록을 찾습니다
편의지원센터
2021-07-30
3797
[주장] 점자블록, 전시물로 인해 끊겨... 시각장애인 배려 안 한 서울시의회 유감
서울시의회 의원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마포에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 주말 목격한 당황스러운 광경을 말씀 드리기 위해서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어제(25일) 저는 광화문에서 서울시청으로 이동하던 길에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시청 앞에 위치한 서울시의회 본관 외벽에 설치된 전시물이 도보에 설치된 점자블록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앞에는 '서울시의회 30주년 기념행사 조형물(시의회 옛 정문)을 전시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통행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문장이 적힌 서울시의회 명의 안내 팻말만 하나 놓여있을 뿐이었습니다.
당혹스러웠습니다. 점자블록 상황을 개선해야 할 책임이 있는 서울시의회가 오히려 점자블록을 막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전시였다면, 전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점자블록을 설치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 아닙니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길을 가다가 갑자기 점자블록이 끊기고, 설치된 전시물에 부딪히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과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입니까. 시각장애인의 통행을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을 막으면서 음성 안내조차 없이 고작 글자가 적힌 안내문 하나만 내놓은 서울시의회의 조치에 쓰린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의회의 장애인권 감수성 수준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도보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것으로, 생명과 직결되는 시설물입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서울시의회가 오히려 점자블록에 대한 낮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저는 동료 시민으로서 이 상황을 방치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해 이 글을 씁니다.
2021년은 서울시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서울시의회는 '시민이 주인 된 지방의회, 시민과 함께 할 서울시의회'라는 문구를 적은 대형 걸개를 의사당 외벽에 내걸었습니다. 시민이 주인이고, 시민과 함께 할 서울시의회라면 의사당 근처에 마련된 도보 점자블록을 이용하는 일에 시민이 불편을 겪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서울시의회가 말하는 시민 중에는 당연히 시각장애를 가진 시민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동료 시민으로서 시각 장애를 가진 이웃이 서울의 거리를 다니는 데 있어 어떠한 어려움도 없기를 바랍니다. 이보다 당연한 소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서울시의회 의원님들께 부탁 드립니다. 전시를 계속하고자 하신다면, 전시물이 가로막고 있는 도보 점자블록을 대체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지방의회가 주민에게 가까이 있는 만큼, 모든 주민의 삶을 지키고 바꾸는 일에 더 세심한 자세로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서울시의회 부활 30년은 이름뿐인 전시회보다 시민의 삶을 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을 시의회가 보여줄 때, 비로소 시민들에게 축하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각장애를 가진 시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서울시의회 의원님들의 화답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울시의회 30주년 기념행사 조형물 전시회를 이유로 도보 점자블록을 막아둔 서울시의회.
▲ 서울시의회 30주년 기념행사 조형물 전시회를 이유로 도보 점자블록을 막아둔 서울시의회.
▲ 서울시의회 30주년 기념 홍보물이 걸린 서울시의회 본관 외벽.
▲ 서울시의회 본관 전경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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