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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블록 위에 킥보드, 누군가의 생명 위협합니다"
편의지원센터
2021-11-08
2992

 

3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점자블록 위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 /사진=조성준 기자
3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점자블록 위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 /사진=조성준 기자
"언제, 누구랑 충돌할지 모르니까 불안하죠."

시각장애인이자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홍서준씨(42)는 매일 아침 집을 나설 때마다 오늘은 누군가 혹은 거리에 놓인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을까 걱정한다. 갈림길이나 멈춰서야 할 곳에 점자블록이 없거나 점자블록 위에 전동킥보드 등이 놓여 있을까봐서다. 홍 연구원은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블록은 나침반이다"라며 "점자블록은 단순히 이정표를 넘어 시각장애인의 생명과 직결 된다"고 강조했다.

4일은 '점자의 날'이다. 시각장애인에게 소통의 수단을 넘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점자다. 특히 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에겐 목숨과도 같다. 있어야 할 곳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헤져 있는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점자블록 위에 놓인 전동킥보드…사고 '비일비재'
3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9번 출구. 연식이 오래돼 제식에도 맞지 않는 점자블록이 손으로 누르자 덜그럭거렸다. /사진=조성준
3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9번 출구. 연식이 오래돼 제식에도 맞지 않는 점자블록이 손으로 누르자 덜그럭거렸다. /사진=조성준

점자의 날을 기념한 지 올해로 95년째이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점자블록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자의 날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취재진이 삼각지역 9번 출구 앞 등을 돌아본 결과 점자블록이 방치된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점자블록이 깎여나간 상태라 발로 인식이 불가한 블록, 깊게 파여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는 블록도 있었다. 손으로 눌러보자 덜그럭거리는 블록도 있었고 구조물이 선형블록을 가로막은 경우도 있었다. 점자블록 위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홍 연구위원은 "시각장애인이 길을 돌아다니다 경상을 입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라며 "경기도에서 전동킥보드가 주차된 것을 모르고 점자블록을 따라 걷다 넘어져 골절상을 당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점자블록과 가로등, 가로수 등 주변구조물이 너무 가까이 있어 충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실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시에 설치된 횡단보도 진출입부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3만8767개로 2018년 3만8504개에서 200여개 늘었다. 하지만 해당 점자블록의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통계는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점자블록 및 인도교체 상세 내역에 관한 자료는 미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영일 조선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 역시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에서 교통약자 이동 편의에 대한 실태조사를 매년 혹은 5년 단위로 하고 있지만 점자블록에 대한 자료는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치개수는 늘었지만…관리는 미비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점자블록. 길을 안내하는 '선형블록'과 주의를 뜻하는 '원형블록'이 배치돼있다. /사진=조성준 기자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점자블록. 길을 안내하는 '선형블록'과 주의를 뜻하는 '원형블록'이 배치돼있다. /사진=조성준 기자


취재진이 발견한 삼각지역 인근 점자블록 문제와 관련해 용산구청 관계자는 "아직 해당 점자블록에 대한 민원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을 확인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조사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교통약자 이동지원에 관한 법률은 2006년에 마련됐다. 장애인 노인 등을 포괄하는 교통약자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개선 노력도 존재한다. 홍 연구원은 "최근 서울시에서는 보도폭을 넓히는 공사나 보도를 늘리는 공사에서 장애인의 보행권 확보를 위한 협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 관련 단체들의 생각이다.

홍 연구원은 "서울시에서도 부도심으로 가면 점자블록 관리가 잘 안 돼 있다"며 "지방으로 내려가면 전혀 없는 수준이고 광역시에서도 점자블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무분별하게 아무렇게나 설치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시각 장애인의 안전 보장 구간에서는 우선하여 점자블록을 설치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기 전에는 시각 장애인이 선로에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며 "점자블록을 모든 곳에 까는 것은 어렵지만 대중교통이용시설, 횡단보도, 공공기관 등 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곳에는 제대로 설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양보하고 생활을 맞춰주는 것이 쉽다"며 "장애인도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

해당 기사링크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110316394687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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