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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으니 알겠네 홀로서기 어려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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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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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 1㎞ 도보 행진

점자블록 없고 차량들 위협

보조인 없이 걷기 쉽지 않아

"비장애인, 편견 접고 공존을" 

 

15일 '흰지팡이의 날'(10월 15일)을 맞아 시각장애인들이 도보 행진에 나섰다. 단계적 일상 회복에 맞춰 한 달 늦춰진 행사다. 이날 행사는 평소에도 걱정 없이 거리를 누빌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취지였다. 창원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육호광장 교보생명빌딩 앞에서 행진이 시작됐다. 이날 직접 안대를 쓰고 흰지팡이에 의존해 거리를 걸어봤다.

'툭, 툭' 1m 남짓 길이의 흰지팡이를 오른손에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이정표는 두 가지였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청각 정보, 그리고 지팡이와 발밑 촉감으로 감지할 수 있는 점자 블록이다.

소리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발걸음 소리는 너무 작아 누가 옆에서 지나가는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애써 귀에 신경을 집중해도 차도에서 쌩쌩 달리는 차량 소음에 묻혔다. 결국, 의지할 곳은 점자블록뿐이었다. 지팡이를 요철 홈에 끼워 미끄러트리고, 발바닥으로 주변을 디뎠다. 그렇지 않으면 블록 위를 똑바로 걷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지팡이를 흔들다 주차된 차량을 긁지 않을지 두렵기도 했다.

인도 사이 이면도로로 빠지는 골목이 나올 때마다 점자블록이 끊겼다. 이런 곳은 대부분 높이 차가 있거나, 맨홀 뚜껑이 있어 실족 위험이 있었다. 지팡이를 좌우로 흔들어 장애물을 감지하지만, 푹 꺼진 곳은 알아채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모퉁이를 돌려는 차들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자가 흰지팡이를 들고 걷는 시각장애인을 발견하면 일단 멈춰야 한다. 하지만, 법만 믿고 걸음을 옮겼다가 크게 다칠 것 같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점자블록이 없는 인도도 많았지만, 바닥이 반들반들한 이면도로는 더욱 위험했다. 가장자리에 주차된 차도 많고, 이따금 지나가는 차들의 경적이 울렸다. 이정표가 아무것도 없으니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앞이 캄캄하다는 표현이 비로소 현실로 다가왔다. 결국, 활동보조인 팔짱을 낄 수밖에 없었다.

▲ 경상남도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회원들이 1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육호광장 교보생명빌딩 부근 시가지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상남도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회원들이 1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육호광장 교보생명빌딩 부근 시가지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창원시마산지회 인근 100m 반경에서 잠시 체험해봤을 뿐이지만, 이날 40여 명의 시각장애인은 교보생명 빌딩에서 지회까지 약 1㎞를 걸었다. 도보로 15분 남짓 걸리는 길이지만 이들이 이동하는 데는 약 1시간이 걸렸다.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았는데도 그랬다.

박정남(63·마산회원구 회원동) 씨는 "혼자 다니면 지나가는 사람이나 차에 부딪히는 일이 잦고, 불규칙하게 꺼진 곳에서 넘어질 때도 많다"라며 "흰지팡이가 어떤 의미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심상식(74·마산회원구 내서읍) 씨는 "지팡이를 더듬다 행인 발에 걸릴 때는 욕설을 듣기도 한다"라고 토로했다.

김창수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창원시마산지회장은 "행진 경로에 있던 서성사거리는 건널목이 네 방향으로 뚫려 있는데도 음성 신호기는 한 곳밖에 없고, 보다시피 점자블록이 없는 인도도 많다"라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지팡이를 짚는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지만,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들의 '자립'과 '성취'를 상징한다"라며 "비장애인들이 편견을 접고 공존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16일에는 창원인터내셔널호텔에서 '흰지팡이의 날 기념식·경남시각장애인복지증진대회'가 열린다. '흰지팡이의 날'은 1980년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장애인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관심과 배려를 이끌어 내자는 취지에서 처음 선포했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

해당 기사링크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77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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