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인천 부평구청 사거리의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점자블록으로부터 약 3m 떨어진 곳에 설치해 있다. 강우진기자
인천지역 횡단보도에 설치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점자블록이 끝나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음향신호기는 횡단보도의 신호상태 등을 음성으로 안내해 시각장애인의 보행활동을 돕는 장치로, 버튼을 눌러야 작동한다.
29일 오전 10시께 부평구청사거리 횡단보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음향신호기에서 3m 떨어진 횡단보도까지만 깔려있다. 시각장애인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점자블록이 음향신호기까지 이어져 있지 않으면서 이곳을 지나는 시각장애인들은 음향신호기가 있는지도 모른다.
이날 오전 11시께 남동구 인천교통공사 앞 횡단보도의 음향신호기도 점자블록이 끊기는 지점에서 1m 떨어져 있다. 특히 이곳은 길을 건너는 주민들이 많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눈치껏 신호를 건너는 일도 불가능하다. 시각장애인인 이모씨는 “여기에 음향신호기가 있는 줄 몰랐다”며 “다른 곳들에도 누가 눌러주거나, 다른 사람이 건너는 소리가 나면 그때 신호를 건넌다”고 했다.
음향신호기가 무용지물로 전락한 건 신호기 설치 시 점자블록을 연결해 시각장애인의 안내를 도와야한다는 등의 규정이나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인천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 없이 무용지물 음향신호기를 계속해 늘리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1월 기준 시가 지역 내 횡단보도 등에 설치한 음향신호기는 3천700여대로 최근 3년간(2019~2021) 투입한 예산만 약 24억원에 달한다.
임수철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은 “시각장애인은 바로 앞의 시설물을 찾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점자블록에서 1~2m 가량 떨어진 음향신호기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점자블록 시설 개선과 설치 규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음향신호기를 점자블록이 안내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하고, 이미 설치한 곳도 점검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출처 : 경기일보
해당 기사링크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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