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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자막도 못 봤나…국회 배리어프리 실태
편의지원센터
2021-12-06
2615

대체 텍스트, 채식 선택권 등 ‘장벽 없는 상태’ 확산…국회 장애인 화장실, 엘리베이터 버튼 등 미진한 부분 많아

 

배리어프리(Barrier Free)란 ‘장벽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처음에는 건물 문턱 등을 없애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쉽게 다닐 수 있게 만든다는 뜻으로 통했다. 지금은 장애 유무를 넘어 시공간적 제약, 디지털 장벽, 법률적 장벽 등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넷플릭스 자막의 화면해설. 배리어프리 자막의 일종. 사진=‘오징어 게임’ 방송 캡처
‘♪한밤중에 목이 말라♪’

넷플릭스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모은 ‘오징어 게임’의 배리어프리 자막이다. 음표를 표기해 등장인물이 노래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처럼 화면을 읽어주고 소리를 설명해주는 ‘음성화면해설’, ‘화면해설자막’은 넷플릭스 기본 기능이다.

시각장애인과 고령층을 위해 이미지를 텍스트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문구인 ‘대체 텍스트’도 배리어프리 일종이다. 대체 텍스트는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이해지 집행위원장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높아져, 학생회 차원에서 대체 텍스트를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식 선택권도 배리어프리다. 서울시에서는 월 2회 서울 시내 모든 학교에서 채식급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경남교육청은 월 1회 채식급식을 제공한다.

이처럼 ‘배리어프리’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법적 장치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배리어프리영화진흥위원회 이은경 홍보실장은 “넷플릭스 등에서 자막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사람들에게 배리어프리 자막이 친숙해졌지만, 개별 기관에 그것(배리어프리 자막)을 요구하기 위해선 관련 법령이 잘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회에서의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국회(방송)의 수어 자막, 화면 해설 등을 명시한 국회법 개정안은 2020년 12월부터 시행 중이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11월 ‘정보통신망법’, ‘지능정보화 기본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법률개정안 3건을 발의했다. 수어, 화면해설 등 장애인의 디지털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내용이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점자와 수어 등을 통한 정보 제공, 투표소 접근성 확보 등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은 “국회 사무처가 지난해 12월 ‘장애 Free 국회 조성계획’을 마련했지만, 미흡한 점이 많다”며 “국회 전체의 접근성 개선에 어떤 점이 필요한지 조사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2020년 8월 기자회견장에 수어통역사를 배정하는 등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우선 국회는 홍보물에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국회방송 측은 “화면해설, 자막, 수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방송에는 자막만 나올 뿐 화자와 음악 재생 여부 등이 표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 최원빈 부위원장은 “타 방송보다는 잘 제공되는 편이지만 장애 당사자들의 피드백을 상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국회 내 장애인 화장실 모습. 사진=전다현 인턴기자
국회 건물 중 2013년 완공된 소통관과 의원회관은 BF(Barrier Free·장애물 없는 시설환경) 인증을 받았다. 1975년에 지어진 국회의사당(본관)과 도서관은 시설보안이 어려워 인증을 받지 못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본관과 도서관은 오래된 건물이라 인증은 받지 못했지만, 장애인 화장실, 경사로 설치 등의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요신문이 확인한 결과, 국회도서관 3개 층은 장애인 화장실 설비가 없었다. 또한, 본관의 장애인 화장실은 기존 화장실 한 칸을 개조해 설치했기 때문에 넓이, 잠금장치 등이 규격과 맞지 않아 사실상 사용 불가능해 보였다. BF 인증을 받은 의원회관과 소통관에도 문제점은 있었다. 장애인 화장실이 별도로 설치돼 있었지만, 창고로 사용하고 있거나 등받이와 전등이 고장 나 있었다. 휠체어 높이보다 전등 스위치가 높게 설치돼 있어 화장실 전등을 켤 수 없는 곳도 있었다.

척수장애를 가진 최혜영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사당 본청은 회의실마다 문턱이 있어 드나들 때마다 어려움이 있었다”며 “본관에 위치한 의원동산과 사랑재는 경사가 높아 이동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서인환 칼럼니스트는 “우리나라 BF 인증제도는 소규모나 기존 건물에는 적용하지 않아서 장애인이 이용하지 못하는 시설물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장애인 화장실 등은 용적률에서 제외해주는 인센티브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점자 블록 위에 항균필름지가 부착돼 있다. 사진=전다현 인턴기자 
국회 내 모든 엘리베이터와 버튼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부착하는 항균필름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점자 블록 위에 항균필름을 부착하면 점자를 읽기 힘들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항균필름 위에 점자용 스티커를 별도로 부착하거나, 처음부터 항균필름 점자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시각장애를 가진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인이 시설과 디지털 기기 등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게 제작 단계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채식주의가 확산하면서 국회 구내식당은 2015년부터 채식 메뉴를 시행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이었지만, 올해 2월부터는 본관과 의원회관 식당이 돌아가며 일주일에 두 번 채식 식단이 나온다. 채식 메뉴를 접했던 한 보좌진은 “채식 식단인지 모를 정도로 평소처럼 맛있게 먹었다”며 호평했다. 그러나 채식 메뉴가 나오지 않는 날에는 채식인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사실상 없었다.

페스코(육류를 먹지 않고 해산물을 먹는 채식 유형)인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성분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반찬을 한두 개 정도로 먹어야 할 때가 많아 국회 구내식당을 잘 이용하지 않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출처 : 일요신문

해당 기사링크 : https://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17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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