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런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노란색의 점자블록을 길에 어울리는 무난한 색으로 바꾸거나, 훼손된 블록을 제때 수리하지 않아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다. 시각장애인에게 색깔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노란색은 파장이 길고, 주목도가 높다. 그렇기에 심하게 저시력인 사람, 시야가 좁아 일부만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노란색은 쉽게 구별되는 색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도로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에 따르면, 점자블록의 전체 색상은 원칙적으로 황색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시각장애인 중 앞이 아예 보이지 않는 ‘전맹’ 시각장애인들은 12%의 비율에 불과하다. 그만큼 노란색의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의 다양한 단계를 포괄하는 방편이 된다.
전맹인 시각장애인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설치된 점자블록이 훼손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인권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8부터 2020년까지 ‘점자블록’ 관련 민원은 총 2천 847건으로, 이전 3년 동안의 수보다 약 1.7배 많았다. 그중 가장 많은 민원은 44.2%를 차지한 ‘점자블록 파손 및 훼손’이었다.
또 점자블록이 애초 잘못 설치되어 재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민원도 있었다.
점자블록은 점형, 선형으로 두 가지로 나뉜다. 선형블록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방향의 지표가 되는 일자 모양의 돌기를 갖고 있다. 점형블록은 계단, 화장실, 승강장, 장애인용 승강기 등이나 위험요소의 전면, 혹은 선형블록의 시작과 끝에 설치된다. 즉 선형블록이 전진과 방향을 뜻한다면, 점형블록은 멈춤과 행동의 기준점을 의미한다.
횡단보도에 설치된 선형블록이 엉뚱한 방향을 향한다면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도로 한복판을 걷게 되는 아찔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실제로 2020년에 시행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재 시각장애인 밀집 거주지역 및 보행량이 많은 도심지역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 인근 보도 100개소 중 57개소(57.0%)에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보행 시 지팡이의 촉감으로 동선을 파악하는 시각장애인이 차량 진·출입로를 인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점자블록이 설치된 43개소 중 25.6%를 차지하는 11개소는 재질과 규격이 부적합했고, 3개소는 보도블록과 점자블록의 색상 구별이 명확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블록을 인식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의 38.9%가 보행 중 사고인 만큼, 시각장애인의 보행 중 사고에 대한 우려는 클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동안 관심 주지 않았던 노란 점자블록, 누군가는 그것에만 의지하며 일상을 이어간다. 모두가 안전할 권리, 어떤 것보다 든든하게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
출처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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