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IL)가 장애인 이동권 조사를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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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아래 IL센터, 센터장 박선우)가 지난 두 달간(5월과 6월) 경기 화성 동탄 구석구석을 휠체어 이용자와 함께 다니며 교통약자 이동권을 조사했다. 동탄 신도시는 전국에서도 유명한 메가시티급 신도시다. 휠체어가 다녔던 보행 환경은 유명세만큼 편리했을까. 박선아 센터장은 동탄 신도시를 '장애물 지옥'이라고 평했다.
IL센터에서 지난 두 달간 장애인의 이동을 중심으로 화성 동탄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장애인 등의 교통약자 이동권을 중심으로 이용이 가능한지 편의시설, 보행 환경, 거리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조사는 총 3가지로 ▲일반 LH아파트를 중심으로 센트럴 파크까지의 보행환경 조사 ▲동탄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한 교통약자들의 이용환경 접근권 조사 ▲나래울·아르딤·동탄복합문화센터·주민센터·아르코를 중심으로 한 공공기관 편의시설 조사다. 그 첫 번째로 지난 5월 11일 동탄 주공 7단지에서 동탄 센트럴파크로 가는 길 조사를 진행한 과정의 결과를 공유한다.
관점은 크게 3가지로 나눠서 봤다. ▲주공아파트에서 공원으로의 이동과정이나 보행환경은 어떤지 ▲원하는 대로 주변인들과 공원 산책하고 돌아올 수 있었는지 ▲원할 땐 어떤 매장이라도 이용하기에 아무런 불편함은 없는지였다.
▲ 깨진 보도블럭이 휠체어 이용자에게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모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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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서 중심 상가 쪽으로 가는 길의 상태를 보면, 보도블록들이 완만하게 깔리지 않았으며, 길들이 온통 울퉁불퉁해서 두 팔에 힘의 강약을 잘 조정해야 했다. 자칫 넘어질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의 안내 블록은 가다가 끊기거나 가다가 엉망이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보도블록에 나무가 있는 부분 즉 블록이 덜 정리된 깨어진 곳이 발견됐는데, 휠체어의 바퀴가 들어가서는 애를 먹고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이동해야만 했다.
맛있어 보이는 식당을 점심의 장소를 예측하고 가려했지만 해당 매장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1층에는 셀프 주문하는 공간과 자신들이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공간에 전시돼 있고 ▲취음하는 바가 있었지만 너무 협소해 자연스럽게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 내에서는 아예 안내문을 통해서 2층을 이용하라는 문구가 있어 2층에 가려 했지만,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만 있어 결국 갈 수 없었다. 휠체어 사용자에 대한 근본적인 배제로 어떻게 이용하냐는 질문조차 할 수 없었다. 장애 당사자 옆에 있는 나조차 덩달아 느끼게 되는 미안함과 수치심이었다.
가는 길에 인도 공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비장애인들은 잘 피해 가거나 비껴가면 됐지만, 차도로 가야 하는 길은 위험했다. 어딘가에 안전판이나 안내문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 A매장의 진입로 경사 각도는 60도에 달한다. 주변 도움 없이 혼자 이동하기는 위험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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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장애인이 가족·친구들과 누구나 자유스럽게 이용하는 공원인 센트럴파크는 모두가 이용하기엔 아무것도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이동의 권리 중 접근권으로 볼 때 진입하는 입구에 세로 바를 세워 입구가 좁아 보이고 진입 시 가방 등이 걸리는 어려움이 있었다. 마치 좁은 골목에 숨을 참고 지나가야 하는 느낌이었다. 경미한 턱도 있어 완전히 진출이 용이해 보이지 않았다.
공원 화장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상할 만큼 오래된 화장실들의 입구는 늘 자동문이 아니다. 보장구를 이용하는 당사자라면 들어가고 나올 때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곳이 화장실이다.
마지막으로 조사자 중 한 사람인 박선우 화성 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의 말을 전한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우리들이 사는 환경을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꿔보려는 게 아닙니다. 최소한 새로 만들어지는 건물과 길은 누구나 차별 없이 불편함 없이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동탄은 신도시인데 장애인이 이동하거나 시설에 접근하기에 다양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가 해나가는 조사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들이 만들어가는 영상과 기사로 제공하여 알리는 과정으로 기록하며 화성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같이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휠체어 이용자에게 공중 화장실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전동휠체어가 들어가려면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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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우리는 늘 그래왔듯 인사하며 헤어졌다. 다음에는 같이 이용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장에 제안을 하며, 다시 낮은 턱의 장소를 찾아, 좋은 환경을 찾아, 즉, 비로소 맘 편히 쉴 수 있는 시원한 곳을 찾아 차를 마시는 과정을 통해 담소 후 웃으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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