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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흰 지팡이의 날'…알아주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네요"
편의지원센터
2022-10-14
968

흰 지팡이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전북 전주시 금암동 일원에서 시각장애인 유판옥씨가 병원에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장경식 기자·guri53942@

흰 지팡이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전북 전주시 금암동 일원에서 시각장애인 유판옥씨가 병원에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장경식 기자·guri53942@

 

"'흰 지팡이의 날'…알아주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네요"


오는 15일은 세계 시각장애인협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정한 '흰 지팡이의 날'이다.

‘제43회 흰 지팡이의 날’을 앞두고 시각장애인의 보행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1급 시각장애인 유판옥(78·전주 거주)씨의 외출에 동행해봤다.

13일 오전 9시께 찾은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한 골목길. 유 씨는 독감 접종을 위해 집을 나섰다.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흰 지팡이인 ‘케인(Cane)’을 들고나온 유 씨는 집에서 나오자마자 중간중간 장애물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유 씨는 난감하고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좁은 골목길 곳곳에 수북이 쌓인 대형폐기물이며 불법주차 차들은 유 씨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이었다.

케인을 이용해 장애물 위치를 하나하나 파악해가며 최대한 갓길로 천천히 이동했지만, 유 씨의 상황을 모르는 차량 운전자들은 그를 배려해주지 않았다.

차량의 대략적인 위치조차 파악이 어려워 위험한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유 씨의 집에서 독감 접종을 하기로 한 병원까지는 약 650m. 

일반인들에게는 10분 내외의 거리였고, 점자 블록이 있어야 하는 인도였지만 하나도 없어 유 씨는 한참 동안 방황했다. 

시력을 잃은 지 어언 40여 년이 됐다는 그는 “시야가 어렴풋이 보였을 때도 혼자 버스를 기다리거나 탔을 때 여기저기 부딪혀 피 나고 다치기 일쑤였다”라며 “버스뿐만 아니라 길가에 방치된 대형 쓰레기나 작은 간판들 때문에 멍드는 일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귀까지 안 좋아지면서 보호자나 봉사자 없이 혼자 다닐 수 없는 상태인데 지금은 오죽하겠냐만 지팡이라도 있어 의지가 된다”라면서 “점자 블록·판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눈’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서 지팡이 하나만 있어도 편히 이동할 수 있는 전주지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 시각장애인연합회는 1980년 “흰 지팡이는 동정이나 무능이 아닌 자립과 성취를 뜻한다”며 10월 15일을 ‘흰 지팡이의 날’로 제정했다. 현재도 시각장애인 외 사람은 흰색지팡이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조은우 기자



출처 : 전라일보(http://www.jeollailbo.com)

링크: [전북] "'흰 지팡이의 날'…알아주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네요" < 사회일반 < 사회 < 기사본문 - 전라일보 (jeolla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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