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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는 장애인이 살만한 도시인가?
편의지원센터
2022-11-01
1297

40여개 지자체가 '무장애 도시 조성 및 관광에 대한 조례' 만들었지만 강원도와 원주시는 없어…누구에게나 평등한 공간에서 시민으로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


인구 36만의 원주시는 강원도의 최대도시이고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이다.

 원주시에 거주하는 장애인구가 2만 명에 달한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가구당 1가구에 장애인이 거주한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주위에는 장애인이 많이 있고, 장애인과 함께 생활을 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이 지역에서 함께 생활하고 모든 영역에서 완전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동할 수 있는 권리, 정보나 사회환경에 접근 및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최근 무장애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령인구의 증가와 질 높은 삶에 대한 추구는 성장과 속도 중심의 도시보다는 친환경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도시를 더욱 요구하게 되었다. 

 현재 원주시는 장애인이 살만한 도시인가? 물리적 장벽과 사회적인 태도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살아갈 환경인가? 

 원주시가 무장애도시로 충족되기 위해서는 우선 보행시설의 경우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전동킥보드의 무분별한 정차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새로운 근거리 교통수단으로서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동킥보드는 GPS가 내장됨에 따라 필요에 따라 아무 곳에나 정차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분별한 주차는 시각장애인의 보행은 물론 휠체어 이용자들의 통행에 큰 방해물로 작용한다. 또한, 건널목과 같은 차량 이동이 많은 지역에 점자블록이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은 빙 둘러서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주시의 법정보장대수는 여전히 미충족이다. 차량 1대당 운전원 수도 최소 2인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야 출퇴근 시간을 포함해 이용이 많은 시간대에도 장애인콜택시가 빠르게 운행될 수 있는데 원주시는 1.06명에 불과하다.

 차량 1대당 1명꼴인데, 사실상 운전원 1인당 8시간 근무의 주5일제 근무에 따라 하루 평균 1/4이 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대별 운전원 수가 감소하고 대기시간이 느는 것은 당연하다. 저상버스의 경우에도 원주시 시내버스 163대 중 56대만이 저상버스이며 마을버스는 9대 중 한 대도 도입되지 않았다.

 작년 12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 일부 개정 법률안(대표발의 천준호)이 통과되었다. 해당 개정안의 골자는 노선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의무도입, 특별교통수단 운영비에 대한 국고 지원 근거 마련이다. 기획재정부가 예산이 과도하게 투입된다며 법안 통과를 상임위 심사부터 강력하게 저지했지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의 시급성이 대두되며 간신히 통과되었다.

 이제 원주시도 피할 수 없다.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교체해야 하고 국고 예산이 투입되므로 즉시콜, 24시, 광역이동을 전제로 한 특별교통수단 운영은 자율이 아니라 의무사항으로 강조될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세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를 각 지자체에 권고 사항이 아니라 의무사항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누가 이동하고 무엇을 움직일지 누가 결정할 것인가? 이동이 현대 사회에서 시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기본권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은 이동의 모든 영역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당하고 있다. 이 권리는 누가 보장해 줄 수 있는가? 누가 가로막고 있는가? 누가 결정을 해야 하는가? 결정은 필요한가? 결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당연시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노선버스를 저상버스와 리프트 장착 버스로 교체하고, 특별교통수단의 대기시간과 운행범위를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적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를 번번히 막는 것은 예산의 논리를 가장한 장애인 차별이다. 위와 같이 정답은 분명함에도 "전면 도입하는 데는 너무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예산의 우선순위가 있지 않냐."라는 주장은 이동권을 권리로 인식하지 못함이 분명하다. 

 장애인의 이동권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의 문제이며, 장애인 역시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어디로나, 누구든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와 필요가 있다.  즉, 장애인이 결정하고 장애인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무장애도시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다. 

 장애인의 이동을 권리로 생각한다면, 장애인이 이동하지 못하는 물리적 현실을 개별적인 것이 아닌 분리된 것이라고 사고한다면 시민권의 관점에서 길은 반드시 연결해야 한다. 이를 상상하면 돈이 없다는 예산의 논리도, 도로 문제를 운운하는 물리적 근거도 실체 없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또한, 미흡한 법률의 정비 및 지역사회 무장애도시환경을 위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현재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잘 반영하고 권리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법으로 개정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할 것이다. 또한, 법의 정비를 기다리기 이전에 지역안에서 관련한 내용들의 조례를 제정하여 법적용 이전에 지역사회가 진정한 무장애도시의 선도적인 지자체로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40여개 지자체에서 무장애 도시 조성 및 관광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서 지역상황에 적용해가고 있다. 현재 무장애관련 조례가 없는 강원도와 원주시도 지역환경 정비를 위한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

 우리는 이제 모두가 함께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꿈꾼다.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도, 나이의 차이도, 성별의 차이도, 외모의 차이도, 빈부의 차이도, 그 어떤 차이로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이제 우리의 거리도, 우리의 건물도, 우리의 상점들도, 가장 접근이 어려울수 있는 사람을 고민하면서 바꾸어나가야 한다. 

 세상에 턱과 계단이 편리한 사람은 없다. 장벽없는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은 비단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갖추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 대안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가장 불편한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 가장 넓은 범위에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원주시에서 장벽을 없애는 과정은 결국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겪게될 모두를 위한 것이다. 베리어프리와 유나버셜디자인이 의무조항으로 충족되는 원주시!

 누구에게나 평등한 그 공간에서 시민으로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은 세상을 위하여!

 

출처: 원주투데이

링크: 원주시는 장애인이 살만한 도시인가? - 원주투데이 (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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