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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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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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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유니버셜 회의-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10-22 17:47:17

일본 자이카가 개발하여 아프리카에 보급하고 있는 '생명의 빨대'로 더러운 강물을 정화하여 먹게 한다. ⓒ서인환
▲일본 자이카가 개발하여 아프리카에 보급하고 있는 '생명의 빨대'로 더러운 강물을 정화하여 먹게 한다. ⓒ서인환
미국 인터넷 과학뉴스지인 '라이브 사이언스'는 인간의 파괴적인 행동 10가지로 뒷담화하기, 도박, 거짓말, 폭력성, 도둑질, 속임수, 중독성 습관, 괴롭힘, 성형과 문신, 스트레스를 꼽았다.

이러한 행동들은 개인적 파괴행동이지만, 소비와 편의, 성장, 경쟁 등은 환경을 망치는 더 큰 파괴적 행동이 될 수 있으며, 인간의 종의 멸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후쿠오카에서 열린 유니버셜 디자인 패널토의에서 마제레우 미흐(MIT 대학) 교수는 인간의 환경파괴로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지진과 태풍 등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재해가 있어 원천적으로 방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비책을 갖추어 인간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하여 운영되고 있는 대피소는 일부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그 환경 역시 열약하고 식료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등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피소는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희생을 줄일 수 있고, 편리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그런 아이디어는 사용자의 참여 속에서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널로 나선 타무라 타로(인간 다양성 연구소) 소장은 평소에는 공원이나 경기장으로 이용하고, 재난시에는 대피소로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물이 닿으면 시멘트가 바로 굳어 담을 이루어 방수막이 되도록 하는 아이디어나, 재난시 대피소로 향하는 경우 교통혼잡을 고려한 도시 설계나, 물을 관리하는 치수 시스템, 특히 대피소에 들어가면 취약계층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피소로 들어온 사람 약 5만 명 중 10%가 마실 물이 부족하고, 먹을 식량이 부족하며, 몸을 따뜻하게 할 난방이 부족하여 대부분 취약자로 남은 노인이나 장애인이 대피소에서 외롭게 죽어간다는 사례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청결 문제로 질병에 시달린다는 현실을 말해 주었다.

원전사고와 같이 대형 재난의 경우 단기적인 보호가 아니라 장기간 복구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므로, 대피소는 장기 주거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유니버셜 디자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라마 기라우(영국 왕립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는 "이용자의 욕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당사자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고, 인간 중심적 인간존중에서 출발해야 하며, 개인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특히, 문화적 요소와 이용자의 아이디어를 강조하였는데, 휠체어 장애인이 가장 피해가 클 것이므로 그 것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유니버설 디자인은 종합적 지식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후아 동(중국 동제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는 "유니버셜 디자인은 반짝이는 사고의 조각이 아니라 안전을 생각하고,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제공해야 하므로 약자에게도 배려해야 하며, 의료장비라면 정전시에도 이용가능해야 안전한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가치의 재장조로서 유니버셜의 개념은 확대되고 진화해야 한다. 가치를 생각하고, 인간을 생각하고, 개방된 개념으로 확대해야 하며, 이용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용자의 경험을 중시하고, 그들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디자이너는 관리자가 아니라 책임자라며 디자이너의 책무성도 강조하였다.

14일 오전에 열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의 보전'이라는 주제 발표에서는 아라이 토시하루(가나자와 미술대학) 교수는 "지속 가능성이야말로 유니버셜 디자인이며, 도서관에서의 화석화된 지식이 아니라 워크샵 등 살아있는 실습이어야 하며, 감수성과 다양성이 포함된 센스티브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디자이너는 생산자를 생각하고, 사회를 생각하고, 인간을 생각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당사자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말하였다.

시라이시 마사아키(고령화 연구소) 소장은 100세 이상 사는 노인의 수가 매우 많이 늘어났으며, 115세인데도 일을 하고 있거나 사회 활동이 활발한 사례들을 들었다. 그는 "100세 이상 사는 것은 신대퓩 발견과 같다. 노인이 되어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질이 저하되지 않고 올라가도록 사회 설계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미스다 후미가즈(디자인 컨설턴터)는 "UD는 새둥지와 같이 적절하고, 안전한 환경이 필요하며,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후진국일수록 에너지 소비가 많으면서 생산성은 낮아진다. 쓰나미로 폐허가 된 오나가 마을에는 860년에 쓰나미를 당하고 후세에 경고하기 위하여 기념비를 세워 두었는데, 이번에 쓰나미 피해를 당하고 폐허가 된 후에야 그 기념비를 발견했다"고 하였다.

한국의 실태는 어떠한가. 위험에서 안전을 줄 수 있는 유니버셜은 장애인에게 언제 제공될 수 있을까?

한국은 현재 편의시설을 늘리고, 베리어프리 인증제도를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소방'이 재난에 대한 장애인 대책의 전부라 할 수 있으며, 그나마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이나 구조훈련을 제외하고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점멸등 외에 뾰족한 대책도 없다.

왜 이런 고민은 선진국에 항상 뒤처지면서 말로만 선진국 진입을 외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장애인 다수용 피난설비 문제라도 빨리 법제화되어 다음 단계로 행보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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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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