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본관의 대통령 집무실 . |
올해 5월 10일, 윤석열 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를 개방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청와대. 그랬던 탓인지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10월 기준, 200만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을 정도였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인 기자 또한 10여 년 전 부분 관람만 했던 청와대 전역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 지난 11월 23일, 그곳을 찾았다. 하지만 기대감은 곧장 실망으로 바뀌었다.
[하나] 부족한 점자 안내
입구에서부터 어려움이 시작됐다. 본관과 관저 등 각종 매체에 나왔던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안내소에 물어보니 정작 점자 안내도는 정문과 영빈문 등 출입구 앞에만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안내도에는 청와대 전체에 대한 간추린 설명만 있을 뿐, 경내의 주요 명소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 알기는 어려웠다. 활동지원사가 장소별 안내판을 읽어주지 않았다면 본관이나 영빈관, 춘추관 내부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반면 11월 초, 기자가 창덕궁을 찾았을 때 매표소에서 한 권 분량의 점자 안내서를 구할 수 있었다. 내부에 점자 안내판이나 안내서가 없다면, 활동지원사 없이 이곳을 방문하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반쪽짜리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둘] 불편한 이동
▲ 청와대 입구에 있는 점자 안내도 청와대 경내에서는 이와 같은 점자 안내도를 찾을 수 없었다. | |
ⓒ 조현대 |
▲ 창덕궁에서 제공하는 점자 안내서 각종 전각에 대한 설명은 물론 관람 시간과 요금 등 관람에 필요한 정보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청와대를 관람하기 위해선 넓은 부지 특성상 긴 시간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는 따로 점자보도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방문했음에도 관람 동선 일부에 울퉁불퉁한 돌이나, 급경사 도로가 있어서 이동하기 힘들었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시각장애인 혼자 이곳을 올 경우 어려움을 겪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경내에 설치된 간이화장실에는 성별을 구분하는 안내판에 점자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자칫하면 다른 성별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특히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지체장애인 관람객들도 있었는데, 청와대 홈페이지에 있는 안내도를 확인해보니 휠체어를 타고도 이용 가능한 화장실은 출입구 부근을 제외하고 한 군데만 있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 교통 편의도 아쉬워 |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아쉬움은 계속 남았다. 긴 시간 걸은 터라 대중교통이 연결되는 곳까지 차량을 타고 싶었지만, 일반 버스나 택시 말고 대안이 없었다. 관람객 대상 셔틀버스가 있다곤 하지만 청와대 인근에서 경복궁 주차장까지의 동선만을 운행했고, 그마저도 정작 지하철역에서는 10분, 15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또한 안내센터에 문의해보니, 40인승 이상 탈 수 있는 셔틀버스가 있지만, 휠체어를 탄 상태로 탑승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개방 초기만 하더라도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에서 관광 약자를 위한 청와대 관람 전용 셔틀버스(서울다누림 청와대 관람 무료 순환버스)를 운행했지만, 6월 11일까지만 이용할 수 있었다.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라며 집권과 동시에 청와대를 전면 개방한 윤석열 정부. 그동안 200만이 넘는 관람객이 이곳을 찾았으며, 그중에는 관람을 하며 만족했다는 여론이 있기에 개방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직접 관람해보니, 그동안의 홍보가 무색하게 장애인을 고려한 시설 등이 부족했다. 어떤 국민들은 청와대가 '온전히' 돌아왔다고 느끼기 힘들 것이다. 청와대 전면 개방이 현 정부의 상징이자 역점 사업임을 고려한다면, 이제는 장애인 등 관광 약자를 위한 조치도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출처: 오마이뉴스
링크: 시각장애인이 둘러본 청와대, 이게 '개방' 맞습니까? - 오마이뉴스 (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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