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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두려운 사람들-시각장애인] 빙판길 미끄러질라 “벽 잡고 걸어요”
편의지원센터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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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한 건널목 앞에 설치된 점자블록이 눈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다. 김지현 기자

점자블록 눈에 가려지고 미끄러운데 한 손엔 지팡이… 한 손에 우산 들어

시각장애인 “겨울엔 걷는 것도 벅차” 설치 규정 있어도 관리 방안은 없어

주기적 제설만이 답인데 인력 태부족

주말 사이 많은 양의 눈이 내린 가운데 시각장애인이 옴짝달싹 못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시각장애인의 보행 동선을 유도하는 점자블록 위로 눈이 쌓여 잘 보이지 않고 점자블록의 노후화 정도와 재질에 따라 미끄러운 경우가 많아서다. 관리 방안마저 법으로 정해진 게 없어 관리 사각지대 놓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행정복지센터의 제설 인력이 부족해 모든 도로 위를 정비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눈에 띄는 노란색으로 만들어진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유도하기 위해 건물 바닥·도로·플랫폼 등에 설치됐다. 시각장애인이 걸을 때 발바닥이나 지팡이 촉감으로 위치나 방향을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블록 표면에는 점형·선형의 모양이 입체적으로 양각됐다.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 안전한 보행을 도와주는 것인데 최근 점자블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잇따른 눈과 추위로 인한 결빙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충청권에는 20~30㎝가량의 눈이 쌓였고 추위가 계속 이어지자 일부 도로는 결빙 현상까지 나타났다. 예년에 비해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눈이 쌓여 점자블록을 뒤엎은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점자블록 위에 쌓인 눈으로 출퇴근, 등하교 등 시각장애인의 일상은 굉장히 불편해졌다. 헌법적 기본권으로서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은 사라진 것이다. 제설작업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는 이유다. 더욱이 우랄산맥 부근에서 찬 공기를 밀어 넣는 ‘우랄 블로킹과 오호츠크해 부근에 생겨서 찬 공기를 가두는 ’오호츠크 블로킹‘이 이례적으로 한반도에 동시에 생기는 ‘더블 블로킹’으로 기온이 더욱 뚝 떨어져 도로에 살얼음이 끼기도 해 낙상사고의 위험도 우려된다. 

시각장애인들의 눈인 도로 위 점자블록이 눈이 내린 후 꽁꽁 얼어붙어 있다. 오가는 행인들이 미끄러운 점자블록을 피해 걷고 있다. 김지현 기자

시각장애인들의 눈인 도로 위 점자블록이 눈이 내린 후 꽁꽁 얼어붙어 있다. 오가는 행인들이 미끄러운 점자블록을 피해 걷고 있다. 김지현 기자

대전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A 씨는 “얼마 전 눈이 왔을 때도 그렇고 직후 비가 내려 출근길이 정말 힘들었다. 한 손은 지팡이로 점자블록을 두드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걸어야 했는데 눈과 비가 만나 너무 힘들고 미끄러웠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벽에 바짝 붙어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큰 길가가 아닌 비좁은 이면도로 등은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더욱 긴장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도로보다 점자블록에서 낙상사고가 더 많이 일어날 우려가 있는 건 점자블록의 특성 때문이다.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물기가 상대적으로 빠지지 않아 고이기 쉽고 날씨 때문에 얼어버리면 이동이 불편해진다. 특히 자치구마다 설치하는 점자블록이 모두 다른 제품인 경우가 많아 일관적인 관리마저 쉽지 않은데 관리 방안에 대한 법적 근거마저 없는 상황이다.
대전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구마다 구매제품에서 차이를 보여 제품에 따라 표면이 다를 수 있고, 노후된 게 원인일 수 있다. 현재 점자블록 배치 등의 기준을 담은 점자블록 설치 규정은 정해져 있으나 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없다. 그러나 보행 안전을 위해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소형제설기를 활용하거나 염화칼슘을 뿌려 인도 제설 관리에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주기적인 제설이 필요한데 인력난으로 인해 쉽지 않다. 제설작업의 경우 자치단체가 외곽도로, 급경사지, 교량 등 취약구간을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행정복지센터는 인도 등 중심으로 제설에 나선다. 그나마 자치단체의 경우 인력이 여유가 있어 제설작업이 용이하지만 행정복지센터는 인력 부족으로 모든 인도를 정비하기엔 벅찬 게 현실이다.

대전의 다른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집·사업장 앞은 주민들이 동참해 제설작업을 하고 모래주머니나 염화칼슘을 뿌리거나 배치해 두고 있지만 동 전체 모든 이면도로 등에 대해서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제설작업 인력도 2~3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눈이 쌓이면 시각장애인이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주의를 기울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

링크:  [눈이 두려운 사람들-시각장애인] 빙판길 미끄러질라 “벽 잡고 걸어요” < 사회기획 < 사회 < 기사본문 - 금강일보 (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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