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의 버스 이용 편의 증대와 사회 참여 기회 확대 기대
우리 연합회는 행정안전부의 2023년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시각장애인이 가장 불편을 겪고 있는 주요 이슈를 선정, 누구나가 편리하게 이용해야 할 대중교통이지만 시각장애인의 이용 편의가 가장 열악한 버스 및 정류장 이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더욱이 올해 7월경 서울시에서는 일정 금액의 장애인 버스 요금 지원사업을 추진키로 하여 시각장애인의 버스 이용률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그 필요성이 높았다.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본 연구는 시각장애인 거주 밀집 지역과 직장 등이 많이 분포한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국내 현황과의 비교를 위해 복지 선진국인 일본의 도쿄, 오사카, 교토 지역을 방문하여 버스 및 정류장 현황을 조사하였다.
국내의 버스 이용 환경은 승하차 카드단말기 높이나 위치가 제각기이고, 하차벨 위치도 차종과 버스 종류별로 조금씩 다르며, 정류장 이용 환경도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이용하기 힘들다. 일본의 버스 이용 환경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카드단말기 위치 불일치, 정차 스위치 위치 불일치, 정차 스위치 점자표기 미설치 등). 오히려 한국의 다수의 버스에 정차 스위치 점자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반면 버스 운전기사가 직접 해당 버스 번호, 노선, 도착 여부 등을 마이크를 통해 육성으로 알려주거나 지역에 따라 중문(뒷문)에 운전기사와 소통할 수 있는 마이크를 활성화하는 버튼이 있어 교통약자가 도움을 호출할 수 있도록 편의 제공하는 점, 다수의 정류장에 버스 이용 안전을 위한 계도문을 부착한 것은 향후 국내 버스 이용 제도 개선에 참고할 만하였다.
수도권 거주 시각장애인 45명을 대상으로 버스정류장 유형별, 버스 노선 종류별로 이용하면서 만족도를 파악하는 현장 심층 면접에서 버스 이용 시 불편을 느끼거나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버스 번호 확인이 어렵다.”, “승하차 카드단말기나 요금함 위치를 찾기 어렵다”, “정차 스위치의 위치가 버스 종류별, 차종별로 달라 어려움을 겪는다”라는 응답이 다수를 이루었다. 실제로 수도권의 버스정류장 내 많은 버스가 동시에 정차하고 그 위치마저 운전기사 고유의 방식에 따라 다르다 보니, 버스 탑승 접근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인이 단독으로 버스를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버스에 승차한 이후의 과정 역시 버스의 종류, 형태마다 승하차 단말기 위치가 제각기여서 당황하게 되고 정차 스위치를 찾지 못해 하차할 정류장을 지나치며,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를 살피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이유로 버스보다 편의시설 및 인적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는 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각장애인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 우선 기술적 보완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통약자 탑승 지원 서비스 상용화, 비접촉식 승하차 요금 결재방식 도입,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를 위한 승객과 운전기사 간의 물리적 소통 시스템 도입 등이다.
법률과 제도 개선점으로는 현행 법률의 세부 기준과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의 여객시설 평가에 시각장애인 이용 관련 사항을 추가·보완하고, 국가 차원의 장애 유형별 운수종사자 응대 매뉴얼 개발, 버스 운수사와 종사자의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화를 제안하였다.
수도권 지역은 버스뿐만 아니라 지하철, 생활이동지원센터 차량, 바우처 택시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이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 외 지역의 군소도시는 지하철과 같은 편리한 대중교통이 없어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시각장애인 거주 밀집 지역과 시각장애인 복지관 등 관련 기관 밀집 지역인 수도권을 대상으로 버스 이용 접근성에 관한 1차적 연구를 하였지만, 버스 이용이 필수적인 군소도시의 정류장 이용 환경 및 버스 내외부 이용 편의가 더욱 열악할 것이다. 실제 군소도시의 보도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면 시각장애인 보행에 있어 필수 시설인 점자블록, 음향신호기 등의 설치율 및 적정 설치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 이를 방증해 준다.
그러므로 지역 간 이동 편의 격차 해소 및 균일한 발전을 위해, 전국의 시각장애인이 지역 간 차별 없이 노선버스와 정류장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각 지자체 등이 관심을 두고 관련 후속 연구를 반드시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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