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및 도시철도 역사 내에는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점자블록, 점자표지판, 음성유도기 등 중요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들 편의시설은 시각장애인이 독립적으로 외부 출구에서부터 대합실, 화장실, 승강장 등에 이르는 동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점자블록은 점형, 선형의 두 가지 형태로 가고자 하는 목적지점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고, 점자표지판의 경우 설치는 되어 있으나 제작 시 잦은 오류나 유지관리가 미흡하여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고자 4차 산업 시대에 발맞추어 내로라하는 국가 연구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 실내 보행 내비게이션 개발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그에 적용 가능한 비콘 등 블루투스 기술 발전과 무선 인터넷(WiFi) 속도가 빨라지면서 실내 보행 내비게이션 개발은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연구 개발의 필수 과정인 당사자 현장 인터뷰를 진행해 보면 크고 작은 보완사항으로 인해 거듭 수정하여 재평가를 받곤 하지만 당사자들은 하루빨리 기술이 안정되고 4차 산업 시대에 대응한 법적 제도가 마련되어 물리적 장애인 편의시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실내 보행 내비게이션 상용화가 조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근 10년여 간 기술 개발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본격 상용화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으며, 시범 운영 중이라도 안내의 정확도가 매우 낮아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의 안전과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다.
2017년에는 한국전파통신연구원(ETRI)이 서울지하철 을지로3가역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정보를 주고받는 비콘 기반의 실내 보행 내비게이션을 연구하였으나 스마트폰 제조사별 센서 정확도가 다르고 비콘 배터리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상용화되지 못하였다.
2021년에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국책 R&D 사업으로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한 실내 보행 내비게이션에 대하여 한국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국가철도공단 등 철도 관계자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이종성 (전)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역에서 시연회가 개최되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목적지를 음성으로 안내받아 찾아갈 수 있는데 개발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실내 지구자기장과 각종 센서값 등을 활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측위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현재 위치로부터 목적지까지 실내에서 길 안내를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소개하였다. 그러나 이 역시도 현재 상용화되지 못하고 연구에 그쳤다.
2023년 12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 지원으로 2년간 개발한 실내 보행 내비게이션에 대한 시연과 상용화 전 단계에서의 장애인 당사자 의견 수렴 간담회가 수원역에서 진행되었다. 해당 내비게이션은 장애 유형별 길 안내 유형을 달리하며, 비콘 등 추가 시설 설치 없이 오로지 스마트폰의 센서들만으로 길 안내를 한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계단 등 위험 상황에 대한 안내나 목적지점으로의 안내가 원활치 않았다는 것을 각종 온라인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도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시각장애인은 철도 역사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독립적으로 이용하고자 신기술 상용화를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대부분 연구 단계에서 끝나거나 시각장애인의 사용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다.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정작 하나의 역사에 시스템을 구축, 시범 운영하는 정도에 그치는 등 연구 실효성이 의심되는 점도 문제라 하겠다.
시각장애인은 복잡한 철도 역사 내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고, 각 개발 기관마다 자신들이 전국 유일의 기술로 개발했다는 등 거듭되는 비현실적인 홍보와 체험뿐인 신기술 개발에 실망스러워하고 있다. 국가와 정부 기관 등은 더는 시각장애인의 절박한 상황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철도 등 역사 내 실내 보행 내비게이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여 편의시설 사각지대에 놓인 시각장애인의 안전과 편리함을 보장할 수 있는 노력에 힘써주기 바란다.
전체 검색 수 : 3199개 / 320 페이지 중 1 페이지
번호 | 제목 | 첨부 | 작성자 | 작성일자 | 읽음 |
---|---|---|---|---|---|
3199 | 연구 뿐인 시각장애인 실내 보행 네비게이션, 상용화의 그날은 언제 | 시각편의센터 | 2025-01-10 | 6 | |
3198 | 진정한 의미의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법을 기대하며 | 시각편의센터 | 2025-01-10 | 11 | |
3197 | [홍보]2025년 센터 주요 사업 안내 | 시각편의센터 | 2025-01-06 | 23 | |
3196 | [인식개선, 뉴스]시각장애인 편의시설지원센터, 각 도시철도 운영사와 차... | 시각편의센터 | 2024-12-23 | 44 | |
3195 | [인식개선, 뉴스]2024 17개 시도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지원센터 실무자 워크... | 시각편의센터 | 2024-12-23 | 36 | |
3194 | [인식개선, 이슈]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높이기 위한 방안 모색 필요 | 첨부파일 1개 있음 | 시각편의센터 | 2024-12-16 | 71 |
3193 | [인식개선, 이슈]화재 등 재난극복을 위한 시각장애인 자구책 마련 절실 | 시각편의센터 | 2024-12-13 | 66 | |
3192 | [인식개선, 이슈]시각장애인에겐 불편한 편의시설- 혼자서는 풀 수 없는 열... | 시각편의센터 | 2024-12-13 | 67 | |
3191 | [인식개선, 이슈]지하철 차량 내 안내방송, ‘이번 역은 잘안들려 역입니다... | 시각편의센터 | 2024-12-13 | 61 | |
3190 | [뉴스] 끊기고 막힌 위험천만 '점자블록'…시각장애인 안전은 뒷전 | 시각편의센터 | 2024-11-05 | 158 |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