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지역 및 개별시설을 접근, 이용, 이동함에 있어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자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 부령으로 운영하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이하, 'BF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도 시행으로 기존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법률인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의 시행규칙 등에서 정한 시설 설치 세부 기준을 환경 변화에 맞게 더 확장하여 모두가 시설을 쾌적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BF 인증을 취득한 시설은 10년간 인증이 유효하며 인증기관은 주기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당사자 전문가 등을 위촉한 사후관리단을 운영하여 건축물이 인증을 받은 때와 동일한 수준(환경)으로 유지·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한다. 유지·관리가 미흡한 경우, 인증 기준에 적합하게 수정 요청을 하고 있으며,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인증이 취소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BF사후관리단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센터는 올해 수도권지역 사후관리에 참여한다. 주로 2024년에 진행한 시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후관리에서 점자블록, 점자표지판과 같은 중요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유지·관리 실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BF인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제도 안정화로 대부분의 시설은 인증 취득 시점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건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접근로 선형블록, 촉지도식 안내판 또는 음성안내장치 등이 제 기능을 유지하였다. 계단 시·종점부 300mm 이격하여 설치하는 점형블록 역시 대부분 계단 폭만큼 설치하여야 한다는 설치 지침을 올바로 준수하였다.
그러나 일부 시설은 점자 편의시설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제작 과정부터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몇 가지 사례로 실태를 확인해 보기로 한다.
점자표지판의 사례이다. 주출입구 인근 레벨차이 구간 손잡이에 설치된 점자표지판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내용 파악이 불가하여 시급히 교체하여야 한다.

문화시설의 무대 경사로 하단에 설치된 점자표지판이다. 묵자와 점자 표기 방향이 서로 일치하지 않아 거꾸로 부착되어 있다. 점자 표기 내용 또한 '무대'가 아닌 '뮈'라고 표기되어 있어 오기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이용자가 정보를 정확히 인지하는 데 혼선을 줄 수 있는 요소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점자표지판 제작 및 설치 과정에서 묵자와 점자의 방향 일치 여부 및 표기 내용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여, 이용자의 정보 접근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시설 리모델링 과정에서 각 실을 안내하는 벽면형 점자표지판이 모두 누락되거나 실명 변경시 재설치된 경우 법에서 명시한 1.5m 설치 높이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 이동식 가구(휴지통 등)가 배치되어 있어 시각장애인의 접근을 가로막는 현장이 확인되었다.
개정된 한국점자규정(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0005호) 점자의 물리적 규격을 올바로 준수하지 않은 사례도 눈에 띈다. 건물 내 화장실의 레버형 수전의 냉온수 점자 중 금형화된 기성 제품은 대부분 규격과 맞지 않아 촉지 시 오독의 우려가 높았다. 이에 따라 기성 제품 적용 시 개정된 점자 규격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점검 및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유도 및 안내설비 사례를 살펴본다. 주 출입구 인근에 설치된 촉지도식안내판 전면 시각장애인이 위치를 인지해야 할 점자블록 옆에 패드가 덮여 있어 이동 조치가 필요한 경우도 확인되었으며, 촉지도식 안내판에 설치된 직원 호출벨은 실제 관리자 시스템 연계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호출 시 정상 작동 여부를 이용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경우 호출벨과 직원 대응 시스템 간 연계 여부를 점검하고, ‘삐익’과 같은 음향 피드백 기능을 추가하여 이용자가 호출 여부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본 회의 시각장애인용 촉지도 단체표준(SPS-KBUWEL001:5686)을 적용하지 않은 제품이 설치된 현장도 확인된다. 규격화되지 않은 비표준 기호를 사용할 경우, 현위치 확인을 어렵게 하거나 승강기나 소변기, 계단 등 시각장애인의 이동과 안전에 직결된 중요 촉지 기호를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다. 당장의 사용은 가능하더라도, 향후 안내판을 교체하거나 수선할 시에는 반드시 이 점을 고려하여 단체표준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설치해 줄 것을 당부한다.

BF인증에 있어 모든 시설이 인증 취득 시점과 동일하게 시설물을 유지·관리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편리하게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개선해 나가며 인증기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점자라는 시각장애인의 고유한 특수성이 반영된 점자 편의시설이 올바르게 제작되고 설치될 수 있도록 시설 설치 단계에서부터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설치 과정에서 파악하지 못한 오류는 사후 관리에서 면밀히 파악하여 반드시 시정 조치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와 함께 현장을 확인해, 시설을 실제로 사용하는 장애인의 의견을 반영해 모두가 이용가능한 환경을 만들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처럼 편의시설은 설치라는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세심한 관리가 뒤따라야만 그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앞으로도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이 겉치레가 아닌 제 기능을 온전히 다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편의시설 관리가 시각장애인의 완전하고 안전한 일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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