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디자인 서울' 점자블록 줄여 장애인들 불만
이위재 기자 wjlee@chosun.com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 '디자인 서울거리' 조성 공사를 하면서 점자블록을 대폭 축소해 시각장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시가 47억9000만원을 들여 만든 '디자인 서울거리' 금천구 시흥사거리~독산동길 700m 구간에는
보도 입구에만 점자블록이 네댓 개 설치됐다.
원래 이곳에는 보도를 따라 검은색 점자블록이 이어져 있었으나, 길을 정비하면서 점자블록을 없애고 입구에만 남긴 것이다.
또 ▲광진구 어린이대공원~능동소방파출소 ▲강북구 수유사거리~강북구청사거리 ▲강동구 천호사거리~강동로데오거리 등에도
기존 보도를 따라 설치됐던 점자블록을 없애고 길 입구 양끝 쪽에만 남겨 놓았다.
시각장애인연합회는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점자블록을 없앴다는 얘기를 듣고 공사 초기단계부터 이를 지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완공된 '디자인 서울거리' 중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관악구청 ▲은평구 통일로 연신내역~은평뉴타운 ▲성동구 상왕십리역~과선교
▲종로구 대학로 혜화로터리~낙산공원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동소문동사거리 등에도 역시 보도 입구에만 점자블록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디자인 서울거리'로 완공된 거리 13곳에서 점자블록이 전처럼 인도를 따라 길게 깔린 거리는
남대문로와 퇴계로, 강남대로, 구로구 경인로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공사가 끝난 디자인 서울거리에는 모두 점형(위치감지 또는 위험경고) 및 선형블록(보행동선에 설치해 방향 유도)인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고 해명했다.
시는 "새로 깐 길은 기존 보도와는 달리 신문가판대·가로등·쓰레기통 등 보도 가로 시설물을 통합 설치하는 한편,
보도의 턱 등 장애물을 제거해 장애인들이 보행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만들어 선형블록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국토해양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도 장애물을 피하게 유도하거나 유도 경로가 복잡한 경우 등을 제외하면,
인도에 점자블록을 연속해서 깔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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