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수 충북지체장애인협회장
데스크승인 2013.04.09 지면보기 | 21면
요즘 주변에서 장애인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편의시설에 관한 내용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만큼 장애인 편의시설에 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른 면에서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반증이다.
우리나라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본격적으로 설치·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1997년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이 제정되면서 그나마 사회적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 전에는 장애인복지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법률이 제정되고 나서 장애인들을 위한 경사로, 턱 낮추기, 점자블럭 등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법률 제정이후 전국에 편의시설지원센터 설립 및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등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비용 및 번거움 등을 이유로 비장애인들의 불평이 나온다. 또 편의시설이 장애인들의 현실에 맞지 않아 장애인들에게도 불평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을 위한 설치가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다. 경사로를 설치한 곳에 점자블럭을 함께 설치해 휠체어 장애인과 시각 장애인에게 모두 불편을 초래한다. 실내에 핸드레일 설치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무분별하게 점자블럭을 설치해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등이 걸려서 넘어지는 경우도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은 '누구나 편한시설'을 모토로 한다. 그러나 이렇게 기준도 없이 혹은 무분별하게 설치해 장애인에게 편한 시설이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한 시설이 되는 모순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은 장애인만을 위한 특수시설이 아니라 장애인도 편한 보편적인 시설로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들조차도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이 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다. 예로 장애인주차구역은 장애인 편의시설 중 유일하게 장애인 '전용' 시설이다. 전용이라는 것은 장애인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속을 하다보면 장애인 보호자 차량으로 등록돼 있는 차주가 장애인을 동승하지 않고 버젓이 주차구역에 주차한다.
이들을 단속하면 오히려 '같은 장애인끼리 그러는거 아니다'라는 등 비아냥 거리는 말을 듣기 일쑤다. 장애인주차구역은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위해 만든 편의시설이다.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그런 분들이야 말로 같은 장애인끼리 그러시면 안 되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이 낮다고 과연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전국 조사를 하면 충북은 늘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는 아직도 충북이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인식이나 인지도가 낮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건축계에도 유니버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란 모든 생활시설은 누구에게나 사용이 편리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장애인 편의시설의 기본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앞으로 충북은 유니버셜 디자인과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개념을 크게 인식하고 편의시설에 대한 보편성을 강조해 누구나 이용하기 편한 시설로의 전환을 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는 향후 충북의 장애인 편의시설 발전과 함께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편의시설의 발전을 가져와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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