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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가는길도 전쟁 … 1분 거리 10분 걸려요”
편의증진센터
2013-10-15
6674

 

◇시각장애인 안은순씨가 14일 아파트 경로당에서 안마를 하고 있다.
 
 
오늘 흰지팡이의 날 시각장애인 안은순씨와 동행

인도·신호등 안전시설 없어 … 사고 위험 곳곳에


“보통 사람은 무심코 걷지만 제게는 엄청난 노동입니다.” 시각장애인 1급인 안은순(여·64)씨는 가을 하늘이 청명한 14일 오후 춘천시 우두동 A아파트 단지 경로당에서 음료수를 사러 경로당에서 60m 떨어진 편의점으로 갈 준비를 했다.


현관문을 나서기 전부터 안씨는 현관문과 신발장을 수차례 더듬어 겨우 자신의 눈과 같은 흰지팡이를 찾았다. 경로당에서 편의점까지는 비장애인이라면 1분도 안 되는 거리였으나 안씨에겐 10분도 부족했다. 흰지팡이에 의존해 한 걸음씩 아파트 단지 내 인도를 걸었지만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이 없어 걷는 내내 곳곳의 장애물들이 안씨를 위협했다.


안씨의 팔과 다리는 걸핏하면 흰지팡이가 닿지 않는 가로수와 가로등에 부딪혔다. 다시 지팡이를 툭툭치고 걸음을 뗐지만 이번엔 인도를 반쯤 점령한 불법주차된 승용차에 가로막혔다. 아파트 단지를 겨우 빠져나온 안씨는 횡단보도 앞에서 멀뚱히 멈춰섰다. 시각장애인용 신호제어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녹색신호등이 두 차례 바뀌고 나서야 비로소 신호를 기다리던 주민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건널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에겐 도우미 없는 거리는 위험투성이였다. 곳곳에 가로등과 가로수, 인도에 불법으로 주차한 승용차 등이 이들의 보행을 위협했다. 안씨는 “횡단보도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신호제어기에서 나오는 음성이 시끄럽다고 시민들이 민원을 요청하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겐 꼭 필요하다”며 “최근 혼자 외출하다 교통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어 도우미가 없으면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15일은 흰지팡이의 날이다. 세계맹인연합회가 1980년 안씨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해 전 세계적으로 기념하는 날로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을 도와주는 보조기구로 자립과 성취를 상징한다.


강경모·임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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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1310140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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