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알림마당

관련뉴스

[르포] 시각장애인 동행 취재…"점자블록이 더 무서워"
편의증진센터
2014-03-20
5707

 시각장애인의 보행권이 마구잡이로 설치된 점자블록 탓에 침해받고 있다. 걷기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명덕역에서 남문시장 인근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건물(반월당 방향)까지 500m가량의 거리를 시각장애인 신청기(51) 씨와 기자가 동행하며 그 실태를 짚어봤다.

명덕역 개찰구에서 시작한 동행은 역 4번 출구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역 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안전하고 정확한 방향으로 신 씨를 안내했다. 그러나 지상으로 나오고부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첫 난관은 5m쯤 간 버스승강장에서 맞닥뜨렸다. 점자블록을 따라가던 신 씨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신 씨가 점자블록을 가린 지게차를 지팡이로 감지하지 않았다면 지게차 다리에 어깨를 부딪칠 뻔한 상황이었다.

 

다시 15m를 걷자 이번에는 지하매설물 철판에 점자블록이 끊겼다. 겨우 걸음을 이어가던 신 씨가 20여 m 앞에선 똑같은 철판 때문에 몸이 크게 휘청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았다. 철판이 점자블록보다 10㎝ 낮아 발을 헛디딘 것이다.

이번에는 병원 주차장 진입로가 점자블록을 끊었다. 다행히 차들이 오가지는 않았다. 신 씨는 “지하 주차장에서 갑자기 차가 올라올 땐 위험하다”고 했다.

어렵사리 목적지 근처에 다다랐을 때는 벗겨진 점자블록이 군데군데 있어 미끄러질 우려를 낳았다. 벗겨진 고무 점자블록 속엔 대리석이 있어 비가 와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굉장히 미끄럽다고 신 씨가 말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5분. 이 500m 구간엔 점자블록이 놓인 길에 튀어나오거나 꺼진 8개의 맨홀이 있었고, 지게차 등 주변 상점에서 내놓은 적치물(2군데)이 점자블록을 가렸다.

이 구간은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가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도인데도 곳곳에 보행을 막는 방해물들이 있었다. 신 씨는 “그나마 이 구간은 나은 편”이라며 “지하철 역, 버스승강장, 대로변 인도 등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많은 곳의 점자블록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했다.

3일에는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개찰구로 나오던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을 따라 걷다가 기둥에 부딪혀 크게 다치기도 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을 유도할 필요가 있거나 시각장애인에게 위험한 장소의 0.3m 전면에 ▷30㎝×30㎝ 크기의 ▷훼손되거나 미끄럽지 않은 재질의 유도블록을 설치하게 돼 있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곳이 많아 장애인 단체들은 지방자치단체에 개선요구를 하고 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

김중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본부장은 “미끄러지기 쉬운 블록,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느라 인도의 점자블록을 없앤 곳, 도시철도역에서 나왔을 때 점자블록이 최소한으로 설치된 곳 등이 많아 지자체에 개선을 요청했지만 그대로인 곳이 많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매설 시설물이 보도 아래 있는 곳이 많아 이를 피해 블록을 설치하기는 어렵다”며 “노후 블록은 교체하고 위험한 구간은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12135&yy=2014 

없음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전체 검색 수 : 3176개 / 318 페이지 중 253 페이지

관련뉴스 목록
번호 제목 첨부 작성자 작성일자 읽음
656 [르포] 시각장애인 동행 취재…"점자블록이 더 무서워"   편의증진센터 2014-03-20 5707
655 관악구 내, 법규 위반 볼라드 ‘608곳’   편의증진센터 2014-03-14 6179
654 시각장애인 이용 힘든 삼성역 점자안내판   편의증진센터 2014-03-14 6255
653 시각장애인 위한 광주역 점자안내판 ‘무용지물’   편의증진센터 2014-03-14 5595
652 시각장애인 ‘음향 신호기’ 무용지물…생명 위협   편의증진센터 2014-03-13 6290
651 서울 관악구 규정 위반 볼라드 ‘천국’   편의증진센터 2014-03-13 4894
650 시각장애인 이용 힘든 ‘수원광교박물관’   편의증진센터 2014-03-13 5329
649 올림픽홀 ‘BF 우수등급’ 이름값 2% 부족   편의증진센터 2014-03-10 5646
648 전남 장애인 편의시설 여전히 부족…설치율 64%   편의증진센터 2014-03-10 5430
647 시각장애인 이용 어려운 대전역 ‘점자안내판’   편의증진센터 2014-03-10 5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