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지체·시각장애인 이동 편의시설 부족…일반인만 북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6-11 07:33:42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임진왜란 전후 유실돼 420년 만에 복원한 울산 태화루에 장애인 이동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울산시의 장애인 배려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시는 11일 "태화루를 복원해 개방한 지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1천500명씩, 총 4만5천명의 시민이 방문하는 등 울산문화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시는 또 "산책로에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노약자의 보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휴게문화동 계단높이를 하향 조정하는 등 태화루 주변 환경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화루 누각 진입로와 주변에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이동 편의시설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화루 누각은 지상에서 약 3ｍ 높이에 건립됐지만, 동·서 양쪽의 누각 진입로가 모두 계단으로 되어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누각으로 올라가기는 불가능하다.

또 동쪽 가산(假山·인공으로 흙을 쌓아 만든 낮은 산)에는 노약자를 위한 통로가 있지만 휠체어가 다니기에는 경사가 높고, 통행 각이 좁아 사고 우려가 있다.

시각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돕기 위한 점자블록은 편의동에만 설치돼 있고, 누각과 정원 주변에는 없다.

울산시가 태화루 진입구에 차량 진입 방지시설을 설치해 장애인이 버스나 차량에서 내려 태화루로 접근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지체장애인이 도로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태화루로 들어가기 힘들고, 시각장애인은 태화루로 가려다 각종 시설물 때문에 다칠 우려가 큰 실정이다.

지체장애인 김모(46)씨는 "도우미가 없으면 휠체어를 타고 태화루에 접근하기기 어렵다"며 "더욱이 계단밖에 없는 태화루의 누각에 오르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개선대책을 요구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지체장애인의 이동이 쉽도록 가산의 폭을 넓히고 태화루 후문 도로 쪽의 차량진입 방지시설 중 일부를 없애 장애인이 도로에서 태화루로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영남의 대표적 누각으로 임진왜란 전후 유실된 것으로 알려진 태화루는 울산시가 2011년 9월 복원공사를 시작해 지난달 준공했다.

태화루 사업비는 에쓰오일 기부금 100억원을 포함해 총 506억원이 들었고, 총면적은 731㎡다.

태화루는 주심포 양식의 누각(정면 7칸, 측면 4칸), 대문채, 행랑채, 사주문, 휴게동, 문화동을 갖추고 있다. 복원공사에는 목재 425t, 석재 806t, 기와 4만7천818장 등이 소요됐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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