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현 건축사의 건축도시 이야기] 35.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 만들기
2014년 11월 30일 (일) 건축사사무소 예감 대표 APSUN@sjbnews.com
최근 전북 중증장애인자립생활연대에서 주최하고 전북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하는 ‘유니버설디자인 <누구나 편의증진 아카데미>’가 열렸다. 교육과정의 일종으로 어린이, 장애인, 주부, 학생, 시의원, 공무원, 건축가, 마을재생전문가 등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전주시내와 한옥마을 일대에서 유모차, 휠체어, 인도보행, 저상버스 등 체험을 진행했다. 아쉽게도 우리의 도시는 불편을 넘어 불안하고 위험한 도시이다. 어서 빨리 착한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유니버설 디자인: 누구나 이용하기 편안 시설을 강력하게 의무화 하고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이란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도시체험 결과는 유니버설 도시가 필요하다!/ 김영찬 전북주거복지센터 사무처장
편의증진현장체험 나들이 결과는 참담하다, 한숨만 나온다, 왜 그럴까?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도시였다. 전주시 곳곳의 도로와 인도, 교통편의, 각종 건물 들이 참으로 불편하고, 이용조차 못하는 공간이고, 안전한 도시가 아니였다.
도로는 있지만 인도는 없고, 커피숍, 식당, 영화관, 편의점, 약국, 은행은 있지만 들어갈 수 없는 턱과 계단, 고속(시외)버스는 장애인들이 탈수가 없고, 교통약자 저상버스는 작동이 멈추고, 버스에 휠체어 2대정도 탈수 있는 좁은 공간, 사람들이 많으면 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게 무슨 저상버스인지, 정말 웃긴다. 그 유명한 한옥마을에 가니, 휠체어 타는 분은 멀미가 난다 한다. 길이 울퉁불퉁, 허리 아프다. 경기전 내에는 장애인 화장실도 없고, 정말 짜증이다 사람의 도시라는 전주에서 말이다. 건강한 40대 남성인 나 역시도 체험하는 내내 힘들었다, 버스타기, 인도 보행은 위험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가까운 곳도 걸어가지 않고 자가용으로 목적지 코앞까지 가는 것이 가장 편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체험의 시작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아동 등 우리 이웃의 불편함을 함께 체험하고 이들이 법에 명시된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보장을 위해 누구는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그들도 동등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 스스로 지켜줬으면 합니다!”로 출발 했다. 그러나 우리는 체험을 통해 단순히 불편하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상처이고, 사치인걸 알게 되었다. 즉. 절박함이고, 사회에 구성원으로서 함께 하고픈 인간의 절실함이었다. 그 절실함을 내가, 우리가 방조한 것이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및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은 특정한 시민, 특정한 계층의 편의증진 권리로만 보이는 함정이 있다. 최소한의 의무사항과 권장사항으로 되어 있고, 강력한 법적 편의증진 권리가 없다. 그저 최소한의 규정일 뿐이다. 특정한 공공건물, 공공시설, 공동주택, 큰 건축물 등에 한정 되어 있으며, 또한 이용하는 다수의 시민이 빠져있다 보니 건물주인은 편의증진에 관한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러한 관련법이 어쩌면 인간을 장애인, 비장애인으로 구분지어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현장체험의 결과는 “당신도 사고를 당한다면, 노인이 된다면 알 것이다. 이 도시가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도시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최소한의 법집행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래서 장애인 등의 이동권 및 접근권은 아주 절박하다. 그 절박함을 우리가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미래의 우리 도시 환경을 설계할 어린이, 청소년은 물론 지역사회 노인, 장애인, 주부, 복지사, 건축가, 마을재생전문가, 학계, 공무원, 통장, 상인, 기업인 등이 우리가 살아갈 도시를 유니버설디자인으로 바꾸어 가야 한다.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 만들기를 지역에 공론화 하고, 관련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실천 운동을 하기 위해서 공무원, 그리고 건축가 들이 우선하여 나서야 한다. 도시 체험을 통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만들어가는 편의증진은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로 변화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전주 편의증진 현장체험 실태조사(전주 고속버스터미널·시외터미널)
/ 유승권 활동가(중증장애인 지역생활 지원센터)
우리 팀이 실태조사를 하러 찾아 간곳은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이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그것은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시내 저상버스 노선이 없는 것 이였다. 그래서 전주 시청 대중교통과에 문의를 하였지만 담당자가 고속버스터미널로 저상버스 가는 노선 방향이 없으니 제일 가까운 곳에 내려서 걸어가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였다.
다른 곳도 아니고 모두가 이용하는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없다는 것이 더 황당하였다. 그렇게 해서 저상버스 노선이 없어서 실태조사를 시작 하는 시간보다 30분이 더 늦게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는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실태조사를 점검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고속버스터미널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사로를 이용 하는데 있어 경사로 높이가 기준치 보다 높아 올라가는데 위험성이 있었다. 그리고 내부 안에는 더 심각 하였다. 매표소는 2층에 배치되어 있고 승강장은 1층에 배치되어 있어 버스를 승차 할려면 1층으로 다시 내려가 버스를 타는데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 화장실은 남·녀 구분으로 되어 있지 않고 화장실 기준치도 맞지 않았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도 설치되어 있으나 안내를 해주는 점자블록이 중간 중간 끊어져 있어서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혼돈이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이 들었다. 내부 안에 실태조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와 마지막으로 장애인 주차장을 조사를 하였으나 장애인 주차장으로 찾는데 한참 해매였다. 그 이유는 장애인 주차장 표시판도 없고 바닥에 장애인 표시도 거의 다 지워져 있었고 더 황당한 것은 일반 주차장하고 기준치가 똑같아서 장애인 주차장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고속버스터미널 편의시설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적격 미달 이였다.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설립이 1980년도에 지어져서 건축법 및 편의증진 법에 적용이 되지 않는 상태이고 2007년도에 부분적으로 리모델링을 하였으나 누구나 이용하는데 있어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하는 중요한 편의시설 부분은 해당이 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고속버스터미널을 자주 이용 하지 못하는 제일 중요한 부분은 고속버스를 타지 못해 고속버스터미널을 자주 안 간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실태조사원 중에 고속버스터미널을 처음 왔다는 장애인 분들도 있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장애인한테는 생소하고 낯선 곳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자유롭게 대중교통을 이용 할 수 있게 저상고속버스가 도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속버스터미널 편의시설은 너무도 미진하여 실태조사를 할 것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 시간이 남아 시외터미널로 가서 편의시설 실태조사도 함께 진행 했다. 하지만 전주 시외터미널역시 고속버스터미널과 별반 차이가 없어 한숨이 나왔다. 무엇보다 어이가 없는 것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치한 점자블록이 매표소는 안내 되어있지만 버스를 타는 승강장까지는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 시각장애인은 표만 끊고 버스는 타지 말라는 것인지 장애인을 간접 차별하는 부분이 있었다. 전주 시외터미널도 설립이 1974년에 지어져서 건축법 및 편의증진 법에 해당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7년 시외터미널도 대수선 및 증축공사를 진행 했다고 한다.
하지만 증축공사를 하는데 있어 ‘누구만’ 이용하는 공용시설이 아니라 ‘누구나’ 이용하는 공용시설로 변화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까지 버스터미널은 장애인이 이용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이다. 하루빨리 유니버설디자인에 맞게 누구나 이용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시스템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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